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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에 ‘부모님 가게로’…돈 안 받고 가족 돕는 청년 35%↑

입력 | 2024-08-21 08:53:00



2024년 후기 학위수여식이 열린 지난 16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졸업생들이 계단을 오르고 있다. ⓒ News1

지난달 무급으로 가족의 자영업을 돕는 20대 청년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5%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0~29세 무급 가족종사자는 3만 7749명으로 1년 전 같은 달(2만 8006명)보다 9743명(34.8%) 증가했다.

무급 가족종사자는 보수를 받지 않고 일주일에 18시간 이상 가족이나 친인척이 운영하는 자영업을 돕는 취업자를 말한다.

올 들어 무급 가족종사자로 분류된 20대는 늘어나는 추세다.

전년 동월 대비 증가 폭을 보면 1월(1405명), 2월(2424명), 3월(8749명), 4월(4633명), 5월(-1535명), 6월(6853명) 등이었다.

월별로 증가 폭에 등락은 있지만 5월을 제외하면 모든 월을 통틀어 20대 무급 가족종사자가 1년 전보다 늘었던 셈이다.

반면 20대를 뺀 나머지 대부분의 연령대에선 무급 가족종사자가 감소했다.

20대와 함께 무급 가족종사자가 늘어난 건 통계상 표본이 매우 적어 비교가 어려운 10대와 고령화 영향으로 원래부터 가족종사자 비중이 높은 70대 이상뿐이었다.

7월 기준 무급 가족종사자를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1만 9007명 감소해 그 폭이 가장 컸고, 이어 60대(-1만 845명), 30대(-750명), 50대(-324명) 등 순이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무급 가족종사자 통계의 경우 표본이 크지 않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핵가족화로 인해 무급 가족종사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분위기 속에서 20대가 늘어난 건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일자리 정보가 게시돼 있다. ⓒ News1

20대 무급 가족종사자가 늘어난 건 취업난에 구직 활동을 포기한 청년층이 증가한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달 20대 ‘쉬었음’ 인구는 41만 6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 2000명 증가했다. 쉬었음은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지만 막연히 쉬고 있는 이들을 가리킨다.

특히 쉬었음 청년 약 4명 중 1명은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 등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서 △이전에 찾아봤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 △근처에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서 등이 꼽혔다.

이러한 여파는 20대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라는 결과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7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29세 이하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 수는 238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10만 4000명) 감소했다. 이는 23개월 연속 감소이자 관련 자료 작성 이래 최대 폭 감소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무급 가족종사자나 쉬었음 청년이 늘어난 것은 모두 외부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겠단 선택이 반영된 것”이라며 “꼭 취업 준비가 아니더라도 이들이 사회 경험을 통해 적성을 찾고, 또 인연이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한 방책”이라고 조언했다.

(세종=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