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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후 복귀하면 바보”…탈영병 늘어 골치아픈 ‘이 나라’

입력 | 2024-08-21 10:57:00

ⓒ뉴시스


러시아가 만성적인 병력 부족을 겪는 가운데 탈영, 병역기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러시아 인권단체들이 조사한 결과, 복무지를 이탈하거나 징병을 피해 도망간 이들이 최소 5만명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체포된 뒤 부대 복귀나 입대를 선택해 혐의가 무마되는 이들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크다고 분석했다.

법원 통계에 따르면 탈영이나 병역기피 협의로 입건된 사건은 1만 건을 넘는다.

이처럼 병역을 기피하는 이유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끌려가 죽을 것이라는 인식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방어선을 무너뜨리기 위해 막대한 병력을 투입하는 소모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서방 군사정보 당국은 50만명의 러시아 군인들이 전쟁으로 죽거나 다쳤다고 추산하고 있다.

러시아 군인들을 대변하는 변호사 아르템 무구니안츠는 “징집병과 군인 모두 휴가 후 기지로 돌아오면 바보라는 견해가 있다”며 “범죄 혐의 가능성은 사망의 가능성보다 훨씬 덜 해로운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병력 부족 때문에 탈영이나 병역기피에 대한 처벌 수위를 최고 징역 15년으로 올리고 재산을 압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처벌이 강화된 상황에서도 탈영과 병역기피가 줄지 않자 이를 막기 위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징병 대상자는 자동으로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탈영병 가족들은 경찰에 끌려가 조사를 받거나 협박을 당하기도 한다. 법원 기록을 보면 지난해 5월 탈영한 군인이 10년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 용병단 바그너 그룹의 일원으로 전장에 나선 한 군인은 2022년 영내 내에서 둔기로 즉결 처형을 당했고 전투기를 타고 우크라이나로 귀순한 조종사가 스페인에서 암살당했다.

러시아 당국의 탈영병, 병역 기피자 추적은 병력 부족이 악화하면서 더 강화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