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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장 “코로나 대유행 위기 상황 아냐…엔데믹화 과정”

입력 | 2024-08-21 11:03:00

지영미 청장, 코로나19 발생 동향 및 대응 브리핑
"위기단계 올릴 수준 아냐…현행 의료체계로 관리"
"다음주 코로나19 정점…지난주 증가세 다소 둔화"
"공공병원 야간·주말 발열클리닉 운영…경증 분산"
"일반인도 백신 도움…접종 시 감염 3분의 1 감소"



ⓒ뉴시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1일 “현재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지난 2020~2022년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코로나19가 엔데믹(endemic·풍토병)화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지영미 청장은 이날 충북 청주 오송읍 질병관리청사에서 ‘코로나19 발생 동향 및 대응 방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번 여름철 유행은 다시 거리두기를 하거나 위기 단계를 올리면서 대응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고 현행 의료체계 내에서 관리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다음 주 정점…증가세 다소 둔화”

질병청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병원급 220개소의 표본 감시 입원환자 수는 1366명으로 올해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19 여름철 유행은 예년 정점 수준과 비슷한 규모로 이달 말까지 증가하다가 이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 청장은 “다음 주 정도 코로나19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실제 발생 규모는 예상보다 다소 낮아질 수 있다”며 “국민께서 방역 수칙과 예방 수칙을 잘 지켜주신 덕분에 지난주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고 전했다.

이번 유행은 지난겨울 코로나19가 유행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던 예방 접종률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지난 겨울 65세 이상 코로나19 예방 접종률은 41.3%에 그쳤다. 여기에 새롭게 출현한 KP.3 변이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여름철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환기 부족,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로 낮은 수준이다. 오미크론 변이 이후인 지난해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계절 독감과 유사하다. 특히 60세 이하의 치명률은 0.02% 이하로 낮다. 70대 치명률은 0.16%, 80세 이상은 0.73%로 집계됐다.

지 청장은 “2020~2022년 위기 상황과 달리 중증도나 치명률이 낮아진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의료 대응이나 상황이 위급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보호해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응급실 내원 2240→1만1627명…“공공병원 발열클리닉 운영”


정부는 고위험군 보호에 집중하기 위해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 정신건강증진시설, 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합동전담대응팀 운영을 통해 환자 발생 초기부터 보건소의 환자 관리 및 모니터링, 감염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코로나19 환자 증가에 대비해 중증도에 따라 적시에 치료 받을 수 있도록 의료 대응체계도 마련했다. 최근 응급실 내원 코로나19 환자는 6월 2240명에서 지난달 1만1627명으로 중·경증 환자 모두 증가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분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상황을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특히 과거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 운영됐던 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환자 입원을 위해 협조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입원환자 증가 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중환자 발생 상황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에 공동 대응 상황실을 설치해 중환자 발생 모니터링 및 병상 확보·조정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권역감염병전문병원을 포함한 국가 지정 입원 치료 병상과 긴급 치료 병상을 가동하고 필요시 중증 환자 전담 치료 병상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공공병원 야간·주말 발열클리닉도 운영한다.

유보영 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응급실로 야간에 코로나19 발열 환자들이 많이 방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번 주까지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에서 야간·주말 진료를 할 수 있는 병원 리스트를 받을 계획”이라고 알렸다. 이어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 경증 환자는 공공병원으로 전원 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26일 17만7000명분 치료제 추가 도입…“공급 안정될 것”

안정적인 치료제와 진단키트 공급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질병청은 예비비 3268억원을 투입해 26만명분에 달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추가 확보했다. 지난 15일부터 약 6만명분의 치료제가 도입돼 지역 현장에 배포되고 있으며 26일 17만7000명분의 치료제가 추가 도입된다. 다음 주 14만명분을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보다 많은 물량을 예정보다 빠르게 확보한 것이다.

질병청은 “다음 주 약국 등에 여유분까지 추가 공급이 가능해 공급 문제는 안정될 것”이라며 “이번 추가 확보한 물량은 10월까지 고위험군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10월 이후부터는 일반 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등재를 소관 부처와 함께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도 공급량을 늘려 대응하고 있다. 지난 1~16일 국내 제조업체 10곳에서 자가검사키트 325만개를 생산하고 유통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생산 실적은 7월 11만6000개 대비 28배, 올해 가장 많이 생산됐던 4월 110만개 대비 3배 많다.

이남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안전국장은 “국내 제조업체들의 신속한 자가검사키트 생산 확대로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시장 상황에 맞춰 현재 온라인 판매처와 편의점으로 유통돼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며 “일부 약국의 수급 불안정 상황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JN.1 등 최근 유행 변이에 효과적인 신규 코로나19 JN.1 백신을 도입해 10월부터 2024~2025절기 예방접종도 실시한다. 질병청은 코로나19 백신은 755만명분을 확보했고 65세 이상,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약 633만명을 대상으로 무료로 접종할 방침이다. 독감 백신과 동시 접종을 시행해 접종률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임숙영 질병청 의료안전예방국장은 “일반인도 백신을 맞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며 “백신을 맞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감염 위험이 3분의 1로 줄고, 입원 위험은 4분의 1로, 중증화 위험은 5분의 1로 감소한다”고 밝혔다.

지 청장은 “향후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와 같은 상시 감염병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정부도 코로나19 유행 기간 감염병 특성과 유행 양상 등 여건에 따라 대응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 여름철 유행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