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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전기차 막을 수도 없고”…‘가급’ 국가시설 화재 ‘고민’

입력 | 2024-08-21 11:08:00

14일 오전 전기차 차량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화마의 흔적이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주차돼 있던 전기차에서 폭발이 일어나 주민들이 대피하고 차량 140여대가 불에 타는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24.8.14 뉴스1


연이은 전기차 화재 사고에 국회가 배터리 화재 진압용 소화기를 구비하는 등 대책을 마련 중이다. 국회의사당에서 화재 발생 시 국가안보와 연동된 주요 기능이 마비될 수 있어서다.

다만 기타 공공기관에서 전기차 진입 금지 등 화재 위험 대응 수위를 높이는 것과 달리, ‘가급’ 국가 중요시설인 국회의사당의 대응이 미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화재 사건에 대비하기 위해 국회 주차장에 배터리 화재 진압용 소화기 26대가 설치됐다. 국회는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 충전기 때문이라는 판단에 화재 진압포 또한 구비했다.

국회는 지난 7월 11일 영등포소방서와 합동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국회 내 전기차 충전기 인근 시설 현황을 확인하고, 소방대 진입로 등을 점검했다. 화재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전기차 화재에 대한 국회의 준비가 미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의사당은 현행법상 점령 또는 파괴되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국가안보와 국민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가급’ 국가보안시설이다. 최근 전기차 화재로 국제 공항이 마비되는 대형 사고도 발생하고 있는데, 현재 대안으로 마련한 소화기와 진압포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9일 경기도는 청사 내 지하 주차장에 전기차 진입을 금지했다. 서울시 또한 90% 이하로 충전을 제한한 전기차만 지하 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권고안을 내놓았다.

해양수산부 또한 전기차 배터리 충전율을 50%로 제한하는 권고 기준을 제시했다. 현장에서도 해당 기준에 부합하는 전기차만 선적할 수 있도록 제한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현재 국회는 여타 공공기관 사례처럼 출입 중인 전기차의 진입을 제한하거나, 배터리 충전율을 일정 기준 이하로 유지하라고 권고하는 방안을 논의하진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관계자는 뉴스1에 “국회에 출입하는 모든 차량의 배터리 충전율을 일일이 살피고 제한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