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중동을 순방하며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위해 고군분투했으나 당사국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간 휴전 조건을 두고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간) 미국, 이집트, 카타르가 제안한 새로운 휴전안이 이스라엘의 휴전 조건을 일부 수용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휴전 회담에 정통한 4명의 소식통은 새로운 휴전안에서 이스라엘군은 병력 수를 줄이더라도 국경 지역 일부를 계속 순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은 지난 15~16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휴전 협상에서 (휴전 후) 가자지구 북부로 돌아가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의 무기 소지 여부 확인 요구에 대한 협상을 연기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악시오스 소속 기자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구 트위터)에 지난 19일 텔아비브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한 블링컨 장관이 이집트 국경을 통한 가자지구 내 무기 밀수를 막으려면 필라델피아 회랑 통제권이 필요하다는 총리의 주장에 설득됐다고 밝혔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과 이집트, 카타르 방문을 마친 후 귀국길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부터 미국의 ‘가교 제안’(bridging proposal)을 수용하겠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며 하마스도 그렇게 하길 바란다”고 재차 촉구했다.
가교 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31일 제시한 3단계 휴전안에 이스라엘이 새로 제안한 휴전 조건이 추가된 내용일 것으로 보인다. 3단계 휴전안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 밀집 지역에서 철수하면 6주간 휴전에 돌입하면 하마스 피랍 인질과 이스라엘 내 팔레스타인 수감자 일부 맞교환(1단계) △휴전을 영구적으로 연장해 모든 하마스 피랍 인질을 석방하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2단계) △폐허로 돌변한 가자지구를 재건하고 사망 인질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도(3단계)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하마스는 휴전하기를 원하지만 최근 미국의 휴전안은 지난 7월 초 합의했던 내용에서 후퇴했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새로운 조건에 굴복했다고 밝혔다.
추가 휴전 협상은 이번 주 중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하마스가 새로운 휴전안에 반대하고 있어 합의가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