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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울리는 중고차 매매·담보 ‘불법 대부’ 집중단속

입력 | 2024-08-21 13:45:00

ⓒ뉴시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이하 ‘민사국’)이 신용이 낮아 대출이 어려운 일반서민들을 대상으로 중고차 거래 시 불법 대부행위를 하는 대부업체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 및 수사를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서울시는 “최근 중고차를 매개로 한 불법 대부상품인 ‘자산론’(아파트. 오피스텔, 빌라 등 주택이나 자동차를 소유한 자를 대상으로 하는 대출 상품)을 활용한 불법 대부행위가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대출이 어려운 신용 취약계층 등 시민들의 피해가 커 단속 및 수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사국 수사관들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중고차 매매시장 밀집지역인 동대문구, 강남구, 강서구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단속 및 수사를 진행해 서민들의 피해를 예방한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중점 수사대상은 ▴미등록 대부업체의 불법영업 및 대부중개 행위 ▴법정이자율 초과수취(연이자율 20% 초과) ▴미등록 대부업체 등의 불법 대부광고 ▴대부중개업자의 거래상대방에 대한 수수료(사례금, 착수금 등) 불법 수취 여부 등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산론을 통해 중고차를 시중 가격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하거나, 자동차 저당 대출을 실행하고 차량보관료 등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거나 일부러 연락받지 않고 있다가 나중에 원리금 연체 사유로 차량을 편취하는 행위 등이다.

예를 들어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는 미끼로 저신용자 명단을 입수하고 무작위로 전화해 차량 등 자산이 있으면 신용도를 높일 수 있음을 내세워 제2금융권이나 사채를 통해 많은 돈을 빌리게 하는 수법이다.

이후 미리 짠 중고 매매상 딜러를 통해 중고차를 시세보다 수 배 높게 구매하게 하고, 피해자들이 직접 신용을 조회하도록 유도해 대환대출 조건을 어기게 만든다. 그리고는 나중에 피해자의 귀책사유를 핑계로 저금리 대환대출이 불가함을 안내하고, 결국 작업 차량을 고가에 판 차익을 챙기고 피해자는 고리의 빚만 떠안는 경우 등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자동차 매매시장 등에 수사관이 수시로 상주해 피해자 면담 등을 통해 대부업체의 위법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수사의 실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중고차 매매협회 등과도 긴밀하게 협조하는 등 불법사금융 근절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중고차 매매·담보로 가장한 미등록 대부광고 전화번호의 실사용자를 추적해 대부업법 위반여부를 수사함은 물론 불법 대부광고 전화번호 이용정지를 요청하고 있다.

불법 대부 광고로 인한 시민 피해 예방을 위해 2023년도 149회선, 2024년 7월 말까지 112회선의 전화번호를 대포킬러시스템으로 차단하고 이용정지하도록 공정경제과에 요청했다.


대포킬러시스템은 시스템에 등록된 불법대부업 전화번호로 3초마다 전화를 걸어 계속 통화 중 상태로 만들어 번호가 차단하는 방식이다.

서울시는 자동차매매를 통한 불법 대부행위는 주로 비대면 으로 진행되고, 대포폰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위법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많으므로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신고·제보하여 달라고 당부했다. 결정적 증거와 함께 범죄행위를 신고‧제보해 공익증진에 기여할 경우 서울특별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에 따라 심의를 거쳐 최대 2억 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권순기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은 “자산론이라는 불법대부 상품을 만들어 경제적으로 힘든 금융 취약계층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악질 불법대부업체에 대해 이번 수사를 통해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강력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금리 이자 수취 등 경제적인 고통과 부담을 가중하고 있는 불법 사채업자들에게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적인 신고 및 제보를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