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니 그리셤 전 백악관 대변인이 20일(현지시각)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DNC)에서 연설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대변인으로 그의 핵심 측근이던 그리셤은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 극렬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사태 이후 ‘반트럼프’ 진영으로 돌아섰다. 그리셤은 “해리스 부통령은 국민을 위하는 사람”이라며 “그를 위해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08.21. [시카고=AP/뉴시스]
“‘당’보다 ‘나라’를 사랑한다. 국민을 위하는 해리스를 찍겠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을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소 5명의 공화당계 인사가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에 나설 것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특히 전당대회 둘째 날인 20일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현직 대통령이었을 때 백악관 대변인과 트럼프 후보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비서실장 등을 지낸 스테퍼니 그리셤, 경합주 중 하나인 애리조나주 메사의 현직 시장이며 공화당 소속인 존 자일스 시장 등이 ‘해리스 지지’ 연설자로 나서 주목받았다.
그리셤 전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는 공감 능력, 도덕성, 진실성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가 카메라 앞에서는 자신의 지지층을 높이 평가하는 척 하나 카메라가 꺼졌을 때는 이들을 ‘지하실 거주자(basement dweller·경제적으로 성공하지 못해 부모님 집 지하실에 사는 사람)’로 조롱한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초기 한 병원의 중환자실을 방문했던 트럼프 후보가 죽어가는 환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대신 “카메라가 나를 찍지 않는다”고 화를 냈다고 전했다.
자일스 시장은 같은 날 연설에서 애리조나주가 지역구였고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보수 거두’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을 언급했다. ‘공화당의 어른’으로도 통했던 매케인 전 의원은 생전 극우 성향인 트럼프 후보가 공화당을 잘못된 길로 이끌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의 영웅’ 매케인이 강조했듯 ‘당’보다 ‘나라’를 먼저 생각하는 인물은 해리스 부통령”이라며 “트럼프는 공직의 기본도 모른다. 아이처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의 2020년 대선 불복 사태를 거치면서 공화당이 정치적 극단주의를 추구하는 집단으로 전락했다고도 우려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