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해리스는 내 삶의 중요한 순간에 나에게 정확히 맞는 사람이었고 지금은 미국에 정확히 맞는 대통령입니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동갑내기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60)가 20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의 둘째 날 연사로 나서 부인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엠호프 변호사가 첫 번째 결혼에서 얻은 아들 콜(30), 딸 엘라(25) 또한 이날 모두 대회장에 참석해 의붓어머니를 지지했다. 이들은 비록 생물학적으로는 해리스 부통령과 혈연 관계가 아니나 남다른 애정과 끈끈함으로 새로운 가족 형태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엠호프 변호사는 부인을 ‘유쾌한 전사(joyful warrior)’로 칭했다. 그는 “해리스는 특유의 유쾌함과 터프함으로 여러분을 이끌어줄 사람”이라며 “내가 해리스와 빠른 속도로 사랑에 빠졌듯이 미국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해리스는 나와 아이들, 또 그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그랬듯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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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마지막 날이자 부인이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22일이 결혼 10주년 기념일이라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2014년 지인 소개로 해리스 부통령을 처음 만났다. 당시 오전 8시30분경 “나는 더그(더글러스를 짧게 부르는 표현) 입니다. 이른 회의를 하러가는 길입니다. 다시 한 번 더그입니다”라는 횡설수설하는 음성 메시지도 남겼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를 저장했고 부부가 매년 결혼기념일에 이를 다시 듣는 전통이 있다고 소개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종사하는 콜은 부친의 연설 전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우리 가족이 (생물학적 혈연 관계였던) 과거의 백악관 가족처럼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미국의 모든 가족들을 대표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또 아버지 엠호프 변호사가 미 최초의 ‘퍼스트 젠틀맨’이라는 새 역사를 쓸 것이라고 했다. 모델인 엘라는 부친이 연설하는 동안 ‘더그’라고 쓰인 손팻말을 흔들었다. 연설이 끝나자 가슴을 부여잡고 감동하는 포즈를 취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인근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를 벌였다. 유세를 마치고 시카고로 돌아오는 도중 부통령 전용 헬리콥터 ‘마린 투(Marine two)’에서 남편의 연설을 시청했다. 마린 투는 그가 끝까지 시청할 있도록 시카고에 도착한 뒤에도 착륙하지 않고 인근 상공을 약 10분간 돌았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