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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디플 ‘주춤’… 국내 OTT 스포츠 콘텐츠 앞세워 약진

입력 | 2024-08-22 03:00:00

토종 OTT 스포츠 팬심 업고 약진
티빙, KBO-KBL 독점 중계권 확보
쿠팡플레이 해외 스포츠 중계 다각화
넷플릭스, 국면 전환 기대작 출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선두를 달려온 넷플릭스와 빠르게 이용자를 늘려 온 디즈니플러스가 주춤하는 사이 토종 OTT가 약진하고 있다. 티빙, 쿠팡플레이 등 국내 OTT 업체들은 스포츠 중계를 강화하고 충성도가 높은 이용자 취향을 저격한 콘텐츠를 발굴하면서 선두 OTT와의 격차를 바짝 좁혀 나가고 있다.

21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7월 넷플릭스의 앱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약 1122만 명으로 집계됐다. 6월 1096만 명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지난해 1월 ‘더글로리’가 흥행하면서 1400만 명을 넘어선 이후 이용자 수가 내리막길을 걷는 추세다. 전년 동기(1311만 명)와 비교해도 14.42%가량 줄었다.

디즈니플러스는 7월 약 251만 명으로 전월(252만 명)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무빙’ 흥행으로 지난해 9월 이용자 수가 434만 명까지 치솟았으나 1년 새 절반에 가까운 200만 명이 이탈했다.

최근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이용자 이탈의 주요 원인은 ‘볼거리 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넷플릭스의 흥행 공식이었던 웹툰 등 인기를 얻은 IP(지식재산)를 영상화하는 식의 콘텐츠에 대중이 싫증을 느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오징어게임 시즌 1’을 시작으로 2022년 5주 연속 1위에 오른 ‘지금 우리 학교는’, 지난해 초까지 다섯 차례 주간 1위를 차지한 ‘더 글로리’ 이후 흥행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도 무빙에 이어 240억 원을 투자한 ‘지배종’과 400억 원을 들인 ‘삼식이 삼촌’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티빙을 대표로 국내 OTT 업체들은 스포츠 중계와 오리지널 드라마 및 예능 콘텐츠를 앞세워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티빙의 7월 MAU는 약 765만 명으로 지난달 대비 30만 명 가까이 늘었고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 32.04% 늘어났다. 현재 1위인 넷플릭스와의 격차도 70만 명에서 35만 명으로 좁혀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스포츠 팬심을 공략한 것이 티빙의 전략이다. 티빙은 올해 3월 시작한 한국프로야구(KBO) 독점 온라인 중계권을 획득하며 수백만 명의 야구 팬덤을 끌어들였다. 티빙은 최근 2024∼2028년 한국프로농구(KBL) 리그 중계권까지 따내 10월 개막하는 프로농구로 농구 중계까지 뛰어든다. KBO 시즌이 끝난 뒤에도 스포츠 팬들의 해지를 막고 토종 OTT 1위 자리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쿠팡플레이도 스포츠 독점 중계와 콘텐츠 다양화로 승부수를 던졌다. 쿠팡플레이는 국내 인기가 많은 해외 스포츠리그 독점 중계권 확보를 적극 추진 중이다. 상반기는 ‘MLB(메이저리그)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와 ‘NFL(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 슈퍼볼’, ‘마스터스 토너먼트’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콘텐츠를 선보여 왔다. 최근에는 2024∼2025시즌 스페인 라리가, 프랑스 리그1, 독일 분데스리가의 전 경기를 독점 중계한다.

다만 하반기부터 넷플릭스에서 기대작이 여럿 나오는 만큼 이 같은 토종 OTT의 약진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낸 오징어게임 시즌 2를 12월 26일 공개할 예정이다. 미슐랭 셰프와 재야의 음식 고수들의 대결을 다룬 ‘흑백요리사’를 9월 공개하는 등 시청자의 눈길을 끄는 콘텐츠를 대거 준비 중이다.



남혜정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