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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장단에 술 한잔… 300년 전 연회가 눈앞에

입력 | 2024-08-22 03:00:00

‘이원기로회계첩’, 충북도 문화재로



이원기로회계첩. 전주이씨 수도군파 정보공종회 제공



300년 전 양반들의 연회 문화를 담은 그림인 이원기로회계첩(梨園耆老會契帖)이 충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21일 국립청주박물관 등에 따르면 최근 충북도 유형문화재 제415호로 지정된 이원기로회계첩(24.8cm×35cm)은 조선시대 나라에서 고령의 전현직 관료들을 위로하기 위해 베푼 잔치를 생생하게 담아낸 그림이다. 1730년(영조 6년) 4월 13일 조선시대 장악원(掌樂院)에서 열린 잔치를 도화원 화가가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속에는 갓을 쓰고 도포를 입은 양반 21명이 누정에 올라 서로 술잔을 기울이는 모습이 담겨 있다. 병풍과 작은 상이 놓여 있고, 술과 음식이 떨어지면 시녀들이 미리 준비한 음식을 양반들에게 대령하는 모습도 있다. 또 해금과 대금, 장구 연주를 위해 누정 아래에 8명의 연주자가 앉아 있고, 그 앞에서는 포구락(抛毬樂)과 처용무(處容舞) 공연이 펼쳐졌다.

이 그림은 당시 기로연을 주관한 이상엄(1653∼1731)의 후손들인 전주이씨 수도군파 풍산부정공 제열공계정보공종회가 보관하다 2010년 국립청주박물관에 기증했다. 정보공종회는 2016년 6월 12일 청주 중앙공원에 있는 망선루(충북도유형문화재 제11호)에서 그림 속 모습을 재현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종선 정보공종회 종회장은 “15일 충남 청양군 장평면의 선조 묘소를 찾아 지정문화재 지정을 보고하는 행사를 열었다”며 “학술·역사적 가치가 높은 이원기로회계첩이 많이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립청주박물관은 내년 5월과 2026년 9월에 각각 서울역사박물관과 일본 야마나시현에서 이원기로회계첩을 전시할 예정이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