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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지역의대’… 사립대 40%, 수도권 병원서 실습

입력 | 2024-08-22 03:00:00

수도권서 수련 78%, 지역 안돌아와
“지역의료 공백 가중 요인” 지적 나와
권역별 교육센터 설립은 지지부진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4.8.8/뉴스1



비수도권 사립대 의대 중 약 40%는 학교 소재지에서 실습하는 시간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의대는 그 대신 수도권에 있는 부속·협력병원에서 실습을 하는데 이 경우 실습 후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고 수도권에 남을 가능성이 높아 지역의료 공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사립대학 의대 실습·수련병원 현황’에 따르면 비수도권 사립대 의대 18곳 중 9곳은 수도권에서 부속·협력병원을 운영 중이고, 이 중 7곳은 실습의 절반 이상을 수도권 부속·협력병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권의 한 사립 의대는 2022년 기준으로 학교가 있는 지역에서 실습하는 시간이 전체 실습시간의 8.5%에 불과했고, 나머지 91.5%는 수도권 부속병원에서 실습을 진행했다. 충청권의 한 사립 의대와 강원권의 한 사립 의대도 해당 지역에서 실습한 시간이 각각 17.3%, 20.1%에 그쳤고 나머지는 수도권 병원에서 실습을 했다.

문제는 지역 의대 출신이 실습과 수련을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 할 경우 대부분 지역으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2017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의사 2278명을 조사한 결과 비수도권 의대 졸업자 1548명 중 수도권 수련 전문의(763명)는 78%(598명)가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수도권(783명)에서 수련 과정을 밟은 전문의는 82%(641명)가 비수도권에 남았다.

이처럼 ‘무늬만 지역 의대’인 대학의 경우 의대 정원이 크게 늘어도 지역의료 공백 해소에는 별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이런 우려를 감안해 권역별 임상교육센터를 만들어 최대한 지역 내에서 수련받을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의료공백이 이어지면서 세부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수도권에서 수련을 하는 의대들의 경우 증원을 최소화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