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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회담 ‘생중계’ 놓고 설전… 여야, 실무협상 이틀째 무산

입력 | 2024-08-22 03:00:00

與 “국민이 보는게 불쾌한 일인가”
野 “대선후보 뜨려고 TV토론 하나”
채 상병 특검법 두고도 신경전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9/뉴스1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25일 회담을 앞두고 여야 간 설전이 거칠어지면서 21일에도 양측 간 실무협상이 무산됐다. 여야 대표 회담 실무협상을 맡은 국민의힘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과 민주당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만나지 않았다. 양측은 “서로 일정이 안 맞았다”며 만남 일정을 계속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회담 전체를 생중계하자고 제안했던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이 대표의 상습적인 말 바꾸기가 국민 앞에 드러날까 두려워하는 게 아니라면 마다할 명분이 없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에선 “한 대표가 회담이 아닌 ‘쇼’를 하려 한다” “본인이 대선 후보로 뜨려고 TV토론을 하자는 것 아니냐”는 역공이 이어졌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이 여야 대표가 대화하는 걸 보는 게 불쾌할 일이 아닌 것 같다”며 “논의의 과정, 그리고 어떻게 사안을 보고 있는지 국민들이 보는 게 불쾌할 일도 아니고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가 지난해 국민의힘 김기현 당시 대표에게 ‘공개 정책 대화’를 요구한 것을 언급하며 “작년 이 대표와 올해 이 대표가 다른 사람이냐”며 “여야 당 대표 회담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한 징검다리 정도로 여기는 게 아니라면 ‘불쾌’ 운운하지 말고 진지하게 논의에 임하라”고 했다.

이 대표 측에선 생중계 제안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기류가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생중계는 말이 안 된다. 그러니 여당에서도 ‘어이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대선 TV토론 1차전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했다.

이 같은 기류 아래 당 지도부도 비판을 쏟아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토론과 회담을 구별하지 않는 행태”라고 했고, 전현희 최고위원도 “아무런 권한도 없는 무력한 대표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대국민 보여주기 식 ‘쇼’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채 상병 특검법’을 의제로 올릴 것인지를 놓고도 신경전이 이어졌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한 대표는) 특검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을 갖고 회담에 응하기를 기대한다”고 재차 압박한 가운데,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특검 정국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이 목표”라며 “근본적으로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가 용산과 야당 사이에 낀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