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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잠 깨워” 아내 흉기로 찌른 60대…아내 탄원서 써서 ‘집유’

입력 | 2024-08-22 12:35:00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뉴스1


사실혼 관계의 아내가 주먹으로 자신를 머리 등을 치며 잠을 자는 것을 방해하자, 이에 격분해 흉기로 찔러 크게 다치게 한 60대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아내의 탄원에 실형을 면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22일 특수중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고, 형 확정일로부터 3년간 집행을 유예했다. 또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했다.

A 씨는 지난 5월 17일 0시 40분쯤 주거지인 제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B 씨를 흉기로 찔러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당시 가슴을 찔려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긴급수술을 받기도 했다.

A 씨는 아내 B 씨가 술에 취한 상태로 큰소리를 치며 잠을 자는 자신을 지속해서 깨우자 이에 화가 나 주방에 있던 흉기를 들고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은 앞서 결심공판에서 “피고인의 범행으로 생명에 필수적인 심장에 상해를 입었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 씨의 변호인은 “겁을 주려고 했는데, 피해자가 피고인을 향해 다가오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린 것”이라며 “평소에 부부사이가 좋다고 소문이 날 정도였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위해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선처를 요청했다.

A 씨는 “아내와 가족이 받았을 큰 상처에 대해 평생 반성하고 어루만지며 살겠다”며 “아내에게 다시 한번 미안하다. 더 큰 사랑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B 씨는 “남편이 저를 해했다는 생각은 전혀 안 든다”며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생긴 일이다. 제가 죄인이다”며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의 범행으로 피해자의 생명에 위험이 발생하게 돼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범행 직후 119 신고 등 구호조치를 했고, 피해자가 법원에 출석해 선처를 탄원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