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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최태원-동거인 김희영, 노소영에 위자료 20억원 지급하라”

입력 | 2024-08-22 14:13:00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4.16. 뉴스1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위자료로 2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이 최 회장에게 선고한 위자료 20억 원을 김 이사장이 함께 부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부장판사 이광우)는 22일 노 관장이 김 이사장을 상대로 낸 30억 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김 이사장)는 최 회장과 공동으로 원고(노 관장)에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피고와 최 회장의 부정행위, 혼외자 출산, 피고와 최 회장의 공개 행보 등이 원고와 최 회장의 신뢰 관계를 훼손하고 혼인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가 정신적 손해를 입었음이 분명하므로 피고가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행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며 “피고의 책임이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최 회장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달리해야 할 정도로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도 최 회장과 동등한 액수의 위자료를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가사사건에서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의한 위자료는 연대채무 성격을 가진다. 한 사람이 채무를 변제할 경우 변제된 만큼 나머지 채무자의 지급 의무가 없어진다. 최 회장과 김 이사장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연대책임을 진다. 이에 따라 총 위자료 액수가 40억 원이 아니라 두 사람의 책임을 합해 20억 원이 되는 것이다.

노 관장은 최 회장과의 이혼소송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3월 이혼소송과 별개로 ‘최 회장과의 혼인 생활에 파탄을 초래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김 이사장을 상대로 위자료 30억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김 이사장 측은 이미 혼인 관계가 파탄된 상태였고, 주된 책임은 노 관장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 관장이 이혼소송에서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한 2019년 12월 이후 혼인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 났기 때문에 자신들의 관계가 부정행위가 아니고, 손해배상 청구권 시효도 소멸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노 관장과 김 이사장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선고 직후 노 관장 법률대리인은 “노 관장과 자녀들이 겪은 고통은 어떠한 금전으로도 치유되기 어렵다”며 “무겁게 배상책임을 인정해 준 것은 가정의 소중함과 가치를 보호하려는 법원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 생각한다. 충실한 심리를 해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 법률대리인은 “이유 여하를 떠나 노 관장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김 이사장과 가족들은 치밀하게 만들어진 여론전으로 많은 고통을 받아왔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더 이상 도가 지나친 인격 살인을 멈춰 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상고심 주심은 서경환 대법관(58·사법연수원 21기)이 맡게 됐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올 5월 최 회장의 혼인 파탄 책임을 인정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 원과 위자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