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출국 게이트 옆 화면에 엠폭스 감염 주의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2023.7.16. 뉴스1
최근 전 세계적인 엠폭스(옛 명칭 원숭이두창) 확산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까지 선언한 가운데 국내에서 엠폭스를 두고 잘못된 정보들이 확산하고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전날(21일) ‘사회혼란 야기정보’ 중점 모니터링을 통해 코로나19, 엠폭스와 관련한 잘못된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방심위에 따르면 대표적인 사회 혼란 야기 정보에는 ‘코로나 백신 부작용이 엠폭스’, ‘코로나 백신에 원숭이 세포가 있다’ 등이 있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엠폭스의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남성에게만 전파되는 성병’이라는 것”이라며 “‘동성간 성접촉에 의해서만 전파되는 병’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정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법정 제3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는 엠폭스의 본래 이름은 ‘원숭이두창’이었다. 병명 그대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을 말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1958년 코펜하겐 국립혈청연구소가 수두와 비슷한 질병을 앓고 있는 실험용 원숭이에게서 처음 분리한 것이다.
하지만 2018년, 원숭이들 사이에서 전파되던 이 바이러스는 사람에게서도 발병될 수 있는 변이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보고된 이후, 2022년 5월 초부터 풍토병 발생국인 중서부 아프리카가 아닌 국가들에서도 이 원숭이두창이 지속적으로 보고됐다.
질병청 관계자는 “지난 6월까지 전 세계 누적 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총 116개국에서 9만9176명이 확진되고 208명이 엠폭스로 사망했다”며 “2022년 6월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최근에 다시 늘어 월 800명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알려진 것과 달리 엠폭스는 동성간 성접촉이나 남성들에게서만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라 △환자와의 접촉 △모체로부터 아기에게 전달되는 수직감염 △오염된 물질과 직접 접촉 △감염된 동물과의 직접 접촉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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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감염된 동물의 체액이나 배설물, 밀접한 접촉, 물렸거나 긁힌 경우에도 감염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초기 증상이 나타난 1~3일 후부터는 발진 증상을 보이는데 이 발진은 얼굴, 입, 손, 발, 항문과 생식기 근처 등에 생기고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3급 감염병으로서 다른 성매개 감염병과 함께 관리 중”이라며 “현재 국제적 상황, 또 아프리카의 특수한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 세계적인 유행은 또 다른 하위 계통의 변이 바이러스인 Clade 1b가 지난해 9월부터 콩고민주공화국을 거쳐 케냐, 르완다, 우간다 등 주변 국가로 확산하면서 시작됐다.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아프리카에서 1만 7000건 이상의 엠폭스 의심 사례와 517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0% 증가한 수치다.
국내에서는 올 들어 이달 9일까지 10건이 신고됐다. 모두 20~40대 남성으로 감염경로는 국내 감염 9명, 해외여행으로 인한 감염이 1명이었다.
질병청 관계자는 “모르는 사람이나 다수의 상대와 밀접 접촉을 삼가고 백신을 접종하는 등 예방수칙을 잘 지켜달라”며 “증상이 있을 경우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감시 및 신고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