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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값 비싸다” 항의한 중국인 감금하고 카드 빼앗은 주점 종업원들

입력 | 2024-08-22 16:16:00

제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 뉴스1


검찰이 ‘술값이 비싸다’고 항의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감금하고 체크카드를 빼앗아 바가지를 씌운 제주 유흥주점 종업원들에게 실형을 구형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홍은표 부장판사)는 22일 특수강도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와 B 씨(20대), C 씨 등 20대 3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주범 A 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공범 B 씨에겐 징역 1년, C 씨에겐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은 공동으로 강도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범행에 취약한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범행해 제주 관광 신뢰도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의 공소사실을 보면 이들은 지난 3월 27일께 제주 서귀포시 소재 유흥주점에 근무하면서 술값 지급을 거절한 중국인 관광객 D 씨를 방 안에 3시간 30분가량 감금하고 체크카드와 휴대전화를 빼앗아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해당 유흥주점에서 술을 마신 D 씨는 술값으로 200만 원이 나오자 “너무 비싸다”며 결제를 거절했다.

그러자 D 씨가 있던 방으로 술과 음식을 나르던 C 씨가 A 씨를 불렀고, A 씨는 D 씨에게 ‘술값을 주지 않으면 폭력을 쓰겠다’며 방안에 감금하고 B·C 씨에게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C 씨는 또 A 씨 지시를 받아 D 씨의 체크카드와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해당 카드로 기존 청구한 200만 원이 아닌 400만 원을 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도 D 씨 카드로 200만 원을 더 결제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과거 사기, 폭행, 음주 운전 등 다수의 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 씨도 집행유예 기간 중 이번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 씨는 “업주로부터 ‘어떻게든 돈을 받아내라. 만약에 받지 못하면 네가 낼 줄 알아라’는 말을 듣고 B·C 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것”이라며 “두 번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B·C 씨도 “죄송하다”며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잘 살아가겠다”며 밝혔다.

다만 ‘술값이 200만 원인데 왜 600만 원을 결제했느냐’는 재판부의 물음에 A 씨는 “소통 간 착오였다”고 답했다.

피해자 D 씨는 현재 중국으로 돌아간 상태로서 피고인들과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오는 9월 5일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제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