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증액, 임차인과 합의 필요 5% 초과하는 증액분은 무효 처리 임차료 3개월 연체, 계약 해지 사유 임대료 한시 절감 땐 특약에 넣어야
최근 고금리와 경기 불안 등으로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분쟁이 늘고 있습니다. 부동산 빨간펜에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과 관련한 질문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번 주는 상가임대차법과 관련해 독자 3명의 질문을 모아봤습니다. 상가임대차법 전문 윤예림 변호사와 이인덕 이재식 서울시 상가임대차상담센터 위원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Q. 서울에 거주하는 상가 임대인입니다. 빵집을 운영하는 임차인이 보증금 1500만 원, 월세 90만 원을 내고 영업 중인데요. 2021년 9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최초 계약을 맺고, 2023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보증금 변동 없이 재계약했습니다. 올해 갱신 계약 시기를 앞두고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5% 인상을 요청했더니, 임차인이 인상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동일 조건 계약 갱신을 청구하며 내용증명을 보내왔습니다. 월세를 인상하고 싶으면 소송을 제기하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앞으로 재계약할 때 매번 소송을 제기해야 할까요?
A. 먼저 상가임대차법 기본 개념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임대인은 임차인과의 갱신 계약 시 기존 임대료의 5% 범위에서 인상을 요구할 수 있고, 만약 5% 이상의 금액으로 계약이 성립됐다고 하더라도 5%를 넘는 부분은 무효입니다. 증액은 임대인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고, 임차인과의 의사 합치가 필요합니다. 일방적으로 인상하겠다는 의사 표시만으로는 월 차임 등을 증액할 수는 없습니다.
이러한 판단은 지속해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이번 재판에서 증액 결정이 났다고 하더라도 추후 계약 갱신 때 임차인이 증액을 거절하면 그때마다 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 임차인이 강경하게 나오고 있지만 소송까지 가는 것보다는 임차인과 다시 한번 얘기를 나눠보시고 협의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Q. 현재 4년 동안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임차인입니다.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85만 원에 계약했고, 최근 재계약을 앞두고 임대인이 보증금 2000만 원에 월세 120만 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보증금 1000만 원에 110만 원으로 하자고 얘기를 나눴는데 갑작스레 임대료를 올려 말싸움했습니다. 이번 달부터 사정이 생겨 월세를 못 내고 보증금에서 제외하라고 했더니, 월세를 내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요?
A. 임대인과 계약할 때 내기로 한 임차료는 최대한 연체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월세를 3차례 이상 연체한 때에는 임대인은 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갱신 계약도 거절할 수 있습니다. 임차인이 연속해서 연체하는 것과 무관합니다. 1월분, 3월분, 5월분을 지급하지 못해 연체한 월 차임의 합계가 3개월분이라면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3개월분을 밀렸다고 해서 임차인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임차인의 짐을 들어내는 것은 안 됩니다. 임대인은 법원의 판결문을 받아야 합니다. 아무쪼록 임대인과 합의로 풀어 가시기 바랍니다.
Q. 충남 천안시 3층짜리 상가건물 소유주입니다. 그동안은 3층을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300만 원을 받아왔으나 세입자가 나갔습니다. 새로 계약하려는 사람이 입주 초기에 1년 동안만 월세를 아주 많이 깎아주고(월 100만 원), 1년 후부터 정상적인 월세(월 250만 원)를 내겠다고 합니다. 상가임대차법에 따르면 1년에 5% 이상은 못 올리게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세입자의 요구대로 입주 초기 1년은 월세 100만 원으로 하고, 입주 1년 후에 250만 원을 받게 되면 250% 인상하는 꼴이 되는데요. 계약을 맺어도 괜찮을까요?
이렇게 기록에 남겨야 하는 이유는 상가임대차법에서 인상 한도를 5% 이내로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임차인이 나중에 변심하여 임대인이 5%를 초과해 임대료를 요구했다고 문제를 제기하며 무효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위와 같이 상세히 기록이 남아있다면 소송 등의 과정에서도 유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