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TV 새 기능 공개 단순명령어 넘어 말의 맥락 이해… 특정 장면 설명하면 영화 찾아내 스포츠-영화 따라 화면도 최적화… 용석우 사장 “기기와 사람 연결”
“형사들이 치킨 파는 영화가 뭐였지?” “첫 번째 거 선택하고 볼륨 20으로 바꿔줘.”
삼성전자 인공지능(AI) TV에 이같이 말하자 화면에 영화 ‘극한직업’이 목록 형태로 떴다. 같은 극한직업 영화 중에서도 웨이브, 티빙,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별로 선택할 수 있었다. 또한 한 번의 명령으로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 가장 앞에 있는 영화를 재생하면서 소리 크기도 20으로 설정해줬다. 원래는 한 번의 명령에 한 가지 기능만 실행 가능했는데 기존보다 더 많은 명령을 수행할 수 있도록 똑똑해진 것이다.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R4)에서 이의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프로(오른쪽)가 인공지능(AI) TV 시연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AI가 TV 영상이 스포츠 경기인지 영화인지 장르를 스스로 인식해 명도, 채도 등 화질을 최적화하는 기능도 눈에 띄었다. 축구 영상을 틀면 밝고 쨍한 느낌으로 바뀌고, 영화를 틀자 보다 어둡고 무거운 화면이 되는 식이다. 또 ‘AI 오토 게임 모드’란 기능도 있어 TV 화면으로 게임을 하면 TV가 스스로 화질을 바꾼다. 예컨대 총싸움 게임 중 어두운 공간에 진입하면 적이 더 잘 보이게끔 AI가 화질을 조정해주는 것이다.
오래된 드라마나 영화의 화질이 떨어지면 자동 보정해 마치 최신 고화질 영상처럼 탈바꿈시키는 업스케일링 기술도 선보였다. 이날 행사에선 2010년 방영됐던 현빈, 하지원 주연의 ‘시크릿 가든’을 틀었다. AI 업스케일링이 적용되기 전에는 옛날 드라마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다소 흐릿한 화질이었는데, AI 기능을 적용하자 배우들의 얼굴 윤곽과 색감이 또렷해졌다. 머리 한 올 한 올부터 피부 톤까지 훨씬 생생해졌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이 22일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디지털연구소에서 AI TV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