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남반구 개도국과 협력 강화” 몽골-파키스탄 등은 EPA 우선 협상 중단된 한중일 FTA 협상도 재추진
정부가 아시아와 아프리카 주요국과의 통상 협정을 통해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85% 수준인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2년 안에 세계 1위 수준인 90%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전략적 균형추로 떠오르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있는 개발도상국·신흥국들)’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수출·생산기지·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2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개최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통상정책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윤석열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해야 할 통상전략 관련 사항을 점검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야겠다고 보고 작업을 진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로드맵의 핵심은 ‘글로벌 경제운동장’이라 불리는 FTA 네트워크의 확대다. 먼저 몽골·파키스탄·탄자니아·모로코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와 FTA의 일종인 경제동반자협정(EPA) 협상을 진행한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기존에 체결된 FTA를 보완하고 2019년 중단된 한중일 FTA 협상도 재개할 예정이다. 글로벌 사우스 국가와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및 ‘한-중앙아시아 K실크로드 협력 구상’ 등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경제·산업 협력을 강화한다.
또 산업기술보호법을 개정해 국가 핵심 기술의 유출을 방지하고, 외국인투자 심사 대상에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 인수합병(M&A)도 추가한다.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회원국 간 경제 통합도 촉진할 전망이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