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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 같은 미셸 의상, 韓 디자이너 작품

입력 | 2024-08-23 03:00:00

민소매 정장 입고 해리스 지지 호소
치열한 대선서 지지층 결집 메시지



20일(현지 시간) 한국계 디자이너 로라 김이 공동 창업한 브랜드 ‘몬세’의 옷을 입은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 강인한 여자 전사를 연상케 한다. 패션을 통해 민주당의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카고=AP 뉴시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여사(60)가 20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둘째 날 착용한 의상이 큰 화제다.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그는 ‘전사(戰士)’를 연상시키는 패션을 선보였다.

그가 입은 의상은 럭셔리 브랜드 ‘몬세’의 맞춤 정장이다. 2015년 한국계 로라 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페르난도 가르시아 디자이너가 공동 설립했다. 독특하고 현대적이며 비대칭적인 옷으로 유명하다. ‘블랙핑크’ 등 유명 연예인도 착용했다.

미셸 여사는 대통령 부인 시절 단정하고 고전적인 A라인 치마 등을 즐겨 입었다. 머리 모양도 주로 생머리 단발이었다. 이날은 팔이 드러나는 남색 민소매 정장을 입어 근육이 도드라진 팔을 노출했다. 땋은 머리 또한 하나로 묶어 길게 늘어뜨렸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를 두고 그가 ‘패션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다’고 분석했다. 남성적이고 공격적인 의상, 어두운 색상을 일부러 골라 이번 대선이 치열한 전투가 될 것이며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하려 했다는 것이다.

두 디자이너는 미셸 여사의 간택에 반색했다. 가르시아 디자이너는 NYT에 “여성을 강하면서도 섹시하게 보이게 하고 싶다”며 미셸 여사가 이를 잘 구현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김 디자이너 역시 “우리가 계획했던 것보다 브랜드의 철학을 훨씬 잘 구현했다”고 했다.

김 디자이너는 서울에서 태어나 가족과 미국으로 이민했다. 뉴욕의 유명 예술학교 ‘프랫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미 대통령 부인들이 선호했던 브랜드 ‘오스카르 데라 렌타’에서 근무했다. 이곳의 동료였던 가르시아 디자이너와 몬세를 론칭했다.

미셸 여사는 과거 대만계 제이슨 우, 쿠바계 나르시소 로드리게스 등 각국 이민자 출신 디자이너의 옷을 즐겨 입었다. 민주당 지지층인 비(非)백인계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2016년 동성결혼 찬반 논쟁이 한창일 때 성 소수자 로드리게스의 노란색 옷을 입은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동성결혼 찬성’ 메시지를 구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