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나라 주경원이 148개 항목 정리 조선시대 ‘족집게 시험족보’로 쓰여
조선 시대 과거 시험에 출제된 내용을 정리한 수험서 ‘유설경학대장’. 국가유산청 제공
조선 시대 과거 시험에 출제된 내용의 요점을 정리한 ‘유설경학대장(類說經學隊仗)’이 보물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성균관대 존경각이 소장한 유설경학대장을 비롯해 문화유산 4건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유학경학대장은 중국 명나라 주경원이 편찬한 유학서로, 과거 시험에 출제될 148개 항목의 내용을 상·중·하 3권으로 정리한 책이다. 존경각 소장본은 조선 초기 금속활자인 경자자(庚子字) 가운데 가장 크기가 작은 활자인 소자(小字)로 찍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본문 전체를 소자로 인쇄한 것은 존경각 소장본이 유일하다. 경자자는 1420년 주자소에서 구리로 만들어진 활자로, 조선 초기 인쇄사 및 서지학 연구를 위한 중요 자료로 평가된다. 국가유산청은 “존경각 소장본은 다른 판본과 달리 서문과 목차, 본문을 완전하게 갖추고 있어 가치가 더 크다”고 밝혔다.
평양 출신 화가 김진여(1675∼1760)가 그린 ‘권상하 초상’도 보물로 지정됐다. 기호학파의 정통 계승자로 꼽히는 권상하(1641∼1721)는 조선 사림의 거두인 송시열(1607∼1689)의 학통과 이어져 있다. 그림에는 ‘한수옹(권상하) 79세 진영(寒水翁七十九歲眞)’이라는 문구가 들어 있어 권상하의 79세 모습을 그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날 ‘영광 불갑사 목조지장보살삼존상·시왕상 일괄 및 복장유물’ ‘해남 은적사 철조비로자나불좌상’ 등 불교 문화유산 2건도 보물로 지정됐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