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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도 찜통 ‘처서’… “9월에도 열대야”

입력 | 2024-08-23 03:00:00

‘더위가 그친다’ 뜻의 절기에 폭염
“내달 1일까지 34도 무더위 계속”
온열질환자 3019명… 1년새 17%↑
팔당호, 6년만에 ‘관심’단계 녹조





22일은 ‘더위가 그친다’는 의미를 가진 절기 처서(處暑)였지만 전국적으로 최고기온이 39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졌다. 올 들어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도 3000명을 돌파했다. 기상청은 “다음 달 1일까지 최고 34도의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강원 삼척시는 낮 최고기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39.1도였다. 강원 강릉시(37.2도), 경북 포항시(36도), 제주시(34.2도) 등도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이었다. 서울과 제주에선 이날 아침까지 각각 32일째, 38일째 열대야가 이어졌다.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처서에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보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역대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평가받는 1994년과 2018년에도 처서에는 최고기온이 30도 아래로 떨어진 곳이 여럿 있었다.

1994년의 경우 처서(8월 23일)의 낮 최고기온은 인천이 29.9도였고 강릉 29도, 포항 27.3도, 제주 25.5도 등이었다. 올해 기온과 비교하면 많게는 10도 가까이 차이가 난다. 강원 태백시(11.5도), 충북 제천시(14.1도), 경북 의성군(14.2도) 등에선 일 최저기온이 10도대로 떨어지며 일교차가 큰 초가을 날씨를 보였고, 열대야 현상은 전국 어디서도 나타나지 않았다. 2018년에도 강릉의 낮 최고기온이 27도였고 포항은 28.9도, 제주는 29.2도로 올해와 5∼10도가량 차이가 났다.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건물에서 불이나 소방대원들이 화재 진압 후 소방복을 벗고 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건물 옆 쓰레기 분리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24.8.22/뉴스1

기상청은 이달 말∼다음 달 초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2일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다음 달 1일까지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은 30∼34도를 보이며, 서울의 경우 열흘 간 계속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수환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 종다리가 지나간 뒤 한반도 상공을 덮은 티베트 고기압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따뜻하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올 것으로 보이는데 해수면 온도도 높아 폭염과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열질환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5월 20일부터 이달 21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총 3019명이고 이 중 사망자는 28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온열질환자 수는 17%가량 늘었다. 온열질환자 수가 3000명을 넘은 것은 온열질환 감시체계 운영이 시작된 2011년 이후 두 번째다. 일각에선 다음 달 초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온열질환자 최대 기록(2018년의 4526명)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수도권 식수원인 한강 팔당호에선 2018년 이후 6년 만에 ‘관심’ 단계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조류경보는 녹조를 일으키는 남조류 세포 수가 물 1mL당 1000개 이상일 때 내려진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팔당댐 앞에서 이달 12일 1mL당 8236개의 남조류 세포가, 19일엔 9651개의 세포가 검출됐다”며 “폭염으로 수온이 높아지면서 유해 남조류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8일 관심 단계 경보가 발령됐던 낙동강에선 남조류 세포 수가 1mL당 1만 개 이상 검출돼 ‘경계’ 단계로 격상됐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