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9층-지하 2층 건물 23명 투숙 투숙객 없는 8층 객실서 불 시작 복도-계단서 참변… 피해 늘어날듯
경기 부천시의 한 숙박시설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지고 중상자 3명을 포함해 11명 이상이 다쳤다.
22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39분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 8층 객실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후 비슷한 신고가 20여 건 계속 접수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호텔에는 총 23명이 투숙 중이었으며, 불길이 처음 발생한 방에는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직후 현장에는 소방차 46대, 소방대원 153명이 투입됐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호텔은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로 객실은 총 64개다.
22일 오후 7시 39분경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최소 7명이 숨지고 중상자 3명을 포함해 11명 이상이 다쳤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호텔 8층 객실에서 시작됐고 이후 건물 내부로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투숙객들은 창문을 통해 지상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크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사망자 7명이 호텔 내부 복도와 계단 등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기도소방본부 제공
순식간에 연기 확산 “살려주세요” 비명… 창밖으로 뛰어내려
부천화재 최소 7명 사망
소방 에어매트 뒤집혀 중상자 늘어
생존 투숙객 “문밖서 비명-타는 냄새”
소방당국 “여러 곳서 희생자 발견”
소방 에어매트 뒤집혀 중상자 늘어
생존 투숙객 “문밖서 비명-타는 냄새”
소방당국 “여러 곳서 희생자 발견”
“시커먼 연기가 보이길래 나와 보니 호텔 창문에서 사람들이 뛰어내리고 있었다. 창문에는 불길과 연기가 보였다.”
뒤집힌 에어매트 22일 대형 화재가 발생한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호텔에서 투숙객(점선)이 바닥에 설치된 에어매트로 뛰어내리고 있다. 직전에 다른 투숙객이 먼저 뛰어내린 뒤 에어매트가 크게 요동쳤고, 그 직후 뛰어내린 이 투숙객은 에어매트에 먼저 닿은 뒤 그대로 바닥에 부딪혀 크게 다친 것으로 보인다. 독자 제공
불길을 피해 빠져나온 한 중국인 투숙객(40)은 “사업차 20일 한국에 들어와서 503호에 묵고 있었다”며 “문 밖에서 비명 소리가 들렸고 타는 냄새가 나서 급하게 동료 2명과 서쪽 비상 통로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이어 “비자, 여권을 방에 다 두고 나왔다”며 “오후 7시 35, 36분 사이 화재 경보음은 딱 한 번 울렸다”고 당시 급박한 상황을 전했다.
이날 화재 소식이 처음 알려진 이후 시간이 갈수록 인명 피해는 계속 늘어갔다. 오후 8시 50분경에는 심정지 2명, 부상 5명으로 알려졌다가 오후 9시 20분이 넘어가자 심정지 4명으로 늘었고, 오후 9시 반에는 사망 1명, 심정지 4명으로 늘었다. 이후 오후 11시 반경 소방당국은 사망 7명을 포함해 총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소방당국은 오후 7시 42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현장에 도착했다. 이후 오후 7시 57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대응 2단계는 중형 재난에 발령되는데 사고 발생 지점 인근 5, 6개 소방서의 장비, 인력이 총동원된다. 최근에는 6월 24일 경기 화성 아리셀 배터리 공장 화재 당시 발령됐다. 마지막으로 대응 3단계는 2019년 고성 속초 산불, 2022년 이태원 참사, 2023년 강릉 산불 때 발령됐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소방 및 지방자치단체는 가용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며 “구조 대원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긴급 지시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