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4.8.22/뉴스1
22일 오후 경기 부천의 한 대형 모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투숙객 중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다.
2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의 지상 9층짜리 모텔 7층의 한 객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최초 발화지점으로 지목된 이 모텔 ‘810호’엔 당시 투숙객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화재 신고 접수 3분 뒤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7시 57분쯤엔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인명 구조 및 화재 진화에 나섰다. 대응 2단계는 인접한 소방서 5~6곳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소방 경보령이다.
경찰관 90여 명과 부천시 공무원 60여 명도 화재 현장 주변을 통제하거나 인명 구조작업을 도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투숙객 7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20대 남성 1명·여성 2명, 30대 남성 2명, 40대 여성 1명, 50대 남성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망자 중 남녀 2명의 경우 화재 발생 뒤 투숙객 대피를 위해 소방대원들이 건물 밖에 설치해놓은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결국 사망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소방 관계자는 “요구조자 남녀 2명 중 1명이 뛰어내렸을 때 에어매트가 뒤집혔고, 이로 인해 뒤따라 뛰어내린 나머지 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또 투숙객 중 12명이 대피 중 다쳐 구급대원에 의해 부천 순천향대병원 등 6개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가운데 3명은 의사 지도 아래 스스로 집으로 돌아갔고, 다른 6명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2024.8.23/뉴스1
이와 관련 이 모텔의 64개 객실 모두엔 기초 진화 설비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소방 관계자가 전했다. 이 모텔이 준공된 2003년엔 스프링클러가 소방법·건축법 등 관련법상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모텔 맞은편에 거주하는 A 씨는 “펑 하는 소리 뒤에 사람들이 실려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사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투숙객 4명 중 중국인 가족 3명은 화재 발생 뒤 가이드와 함께 인근의 다른 모텔로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이드 조 모 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유학차 한국에 온 20대 중국인 여성 B 씨 등 3명이 저녁식사를 하러 나온 사이 불이 났다”며 이같이 전했다.
당국은 화재 발생 당시 건물 내 다른 투숙객 또는 내방객이 있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건물 내 정밀 수색을 벌이는 한편, 출입구 등의 폐쇄회로(CC)TV 영상 또한 살펴볼 계획이다. 또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조사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부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