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찾은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어르신들이 식사하고 있다. 동아일보 유튜브 캡처
동아일보 ‘동행’ 캠페인…도움의 손길 필요한 이들을 찾다
지난달 25일 인천 연수구 인천사할린동포복지회관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한산한 복도였습니다. 이곳에는 영주 귀국한 사할린 동포 72명이 거주하고 계시는데요, 거주자들의 평균 연령은 85세로 고령입니다. 그렇다 보니 거동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고, 방에 머물고 계셨던 것이죠. 특히 22명은 치매 환자, 30여 명은 와상 환자였습니다. 거주자 절반 이상은 돌봄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상황입니다.세월이 흐르면서 요양이 필요한 사할린 동포분들이 점점 늘고 있지만 복지회관의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보통 장기요양기관에서는 어르신 2.1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채용하도록 돼 있는데요, 이곳은 양로 수준의 어르신과 요양 수준의 어르신들이 함께 거주해 장기요양기관으로 분류돼 있지 않다 보니 요양보호사는 14명뿐입니다. 인천시는 이곳 복지회관 전체 직원 수(간호사, 물리치료사, 사무직 직원, 요양보호사 등을 합친 인원)를 30명으로 규정했지만, 현재 직원 수는 25명 수준입니다.
빠듯한 예산에 거주자들의 식사도 걱정입니다. 복지회관에서 거주자들에게 제공하는 식사는 한 끼에 4200원이라고 하는데요. 기초생활수급자인 이곳 거주자들이 받는 생계급여만으로는 충당할 수 없어 매년 약 6000만 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인천 복지회관 부족 식비 중 상당액 캠페인 후원 통해 지원
동아일보는 8월 15일 광복절을 맞아 엄혹했던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수탈로 인해 고향 땅을 떠났다가 가까스로 돌아온 동포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다뤘습니다. 재한 원폭 피해자, 사할린 강제징용 피해자, 중앙아시아 고려인이 바로 그분들입니다.‘79년째 끝나지 않는 고통…원폭 피해자 10명 중 1명은 한국인’
‘끌려간 영하 24도의 섬…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고려인, 피란민으로 살아간다
이번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고국에 어렵사리 돌아오신 분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 공동 기획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사 취지에 공감해 주셨고, 십시일반 후원해 주신 분도 있었습니다.
이중 사할린 캠페인 모금 금액 일부를 먼저 인천 연수구 사할린동포복지회관의 식비 해결에 쓸 수 있게 됐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 복지회관은 연간 6000만 원 정도 식비가 부족한데요. 이번 모금액 등을 포함해 약 2400만 원을 이분들에 대한 식비 지원에 먼저 쓸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후 모금되는 금액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사할린 동포 분들의 일시·영주 고국 방문 등을 위한 기금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모금액은 기부금품법에 의해 관리되며 사용 내역은 대한적십자사 기부금품 모집 및 지출 명세를 통해 공개합니다.
https://www.redcross.or.kr/donation_participation_v2/donation_participation_onetime.do?action=onetimeFormNew&no=11805&suc=o0011805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찍으면 동아일보 디지털 스토리텔링 콘텐츠 ‘동행’ 시리즈로 연결됩니다. 한때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인터랙티브 기사로 볼 수 있습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