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동아 x SBA] IT동아는 서울경제진흥원(SBA)과 함께 ‘2024년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서울창업허브 오픈이노베이션 참여기업 중 유망한 스타트업을 선정, 인터뷰로 발전사와 성과를 소개합니다. 나아가 이들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타이어 디지털 전환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반프(BANF)는 주행 중인 자동차의 타이어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타이어 손상 및 탈거, 마모도, 휠 정렬 상태 등 이상 여부를 확인함으로써 타이어 수명을 늘리고 관리 및 운영 효율을 높이며, 타이어로 인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도로의 작은 구멍(포트홀)이나 미끄러운 상태도 가늠할 수 있다.
덕분에 반프는 글로벌 자동차 및 타이어 제조사, 물류 트럭 회사와 활발하게 협업하고 있다. 국내외 스타트업 관련 행사 수상, 지원 프로그램 선정 등의 성과도 거뒀다.
반프를 이끌고 있는 유성한 대표를 만나 반프의 기술과 주요 성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성한 반프 대표 / 출처=IT동아
타이어 디지털 전환 스타트업, 반프
IT동아: 안녕하세요, 유성한 대표님. 우선 반프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성한 대표: 안녕하세요, 반프 유성한입니다. 반프는 타이어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주행 중인 타이어에서 온도, 압력, 기울기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출해 타이어 이상 여부와 도로 상태 등 다양한 정보를 분석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추출한 타이어 데이터는 다양한 활용도를 갖고 있습니다. 아직 저희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데이터 분석 경험과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자동차 관련 글로벌 기업과 협업하면서 새로운 활용도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타이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추출하는 타이어 프로파일링 솔루션 / 출처=반프
IT동아: 지난해 SBA 스케일업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났습니다. 그간 사업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성한 대표: 저희 기술이 국내외로 알려지면서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우선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사례가 늘었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물류 트럭, 특히 자율주행 트럭을 타깃으로 설정했습니다. 자율주행 트럭의 경우 24시간 일주일 내내 운행할 수 있는데, 주행 시간이 늘어나면서 타이어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물류 트럭 회사를 비롯해 다양한 자동차 관련 기업이 협업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물류 트럭을 20만 대 이상 갖고 있는 유럽, 미국의 대형 물류 운송 기업과도 협업 중입니다.
도로 포트홀 측정이 가능한 반프 솔루션 / 출처=반프
탄탄한 기술력으로 국내외 다양한 성과 거둬
유성한 대표: 지난 1월 유럽 운송기업 인테거트랜스(Integretrans)와 MOU를 맺었습니다. 인테거트랜스는 트럭 2500대를 보유한 리투아니아의 대형 물류 운송 기업으로, 유럽 진출 교두보를 자처하며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당시 리투아니아 교통부 차관이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MOU를 계기로 저희는 실시간 타이어 데이터와 분석 결과를 제공해 인테거트랜스의 타이어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볼보그룹 캠프엑스(CampX)에 선정되어 PoV(가치 증명)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타이어 데이터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연료 효율성을 최적화하는 것을 실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현재 프로젝트는 완료했고, 볼보그룹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2차 프로젝트를 이어가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3월에는 미국 플러그앤플레이 육성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글로벌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혁신 스타트업을 선별해 글로벌 기업과 연결하고 다양한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의 경우 물류 부문에서 전 세계 900개 스타트업이 지원했는데, 저희 포함 13개 스타트업이 선정되었습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글로벌 네트워크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저희는 글로벌 사업 확장 및 투자 유치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4월에는 자동차 기술 관련 표준을 제정하는 미국 자동차기술협회(SAE)가 개최한 WCX2024에서 자동차 관련 스타트업 행사에 입상했습니다. 전 세계 1500여 스타트업이 지원한 행사였습니다.
인테거트랜스와의 MOU, 플러그앤플레이 육성 프로그램 선정, 함부르크 스케일업 랜딩패드 프로그램 선정, DHL 패스트 포워드 챌린지 선정 / 출처=반프
5월에는 독일 함부르크 스케일업 랜딩패드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됐습니다. 함부르크 경제혁신부가 주최하고 투자진흥청이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모빌리티, 물류, 친환경 에너지 기술 기업을 유치하고 현지 비즈니스 커뮤니티와의 협업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입니다. 함부르크는 항구를 중심으로 물류 관련 회사가 많은 곳입니다. 저희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독일 및 유럽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보할 계획입니다.
7월에는 DHL 패스트 포워드 챌린지(Fast Forward Challenge)에 선정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DHL과 공동으로 파일럿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DHL 공식 파트너가 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네덜란드 관세청 요청으로 국책 과제도 진행 중입니다. 네덜란드는 항구가 발달해 트레일러가 많이 다닙니다. 그래서 트레일러 타이어로 인한 사고 방지, 운영 효율 향상 등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싶다며 저희에게 협업을 제안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네덜란드 국책 과제 사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앞서 소개한 성과는 모두 국내 기업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4 혁신상을 받았고, 중소벤처기업부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 육성 사업에도 선정되는 등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IT동아: 지난 스케일업 프로그램 진행 당시 조직 문화에 대해 고민하셨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유성한 대표: 당시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계기로 저희 조직 문화를 좀 더 보완하고 즐겁게 근무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웃을 일이 많지 않은데, 저희는 회의를 비롯해 업무시간에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아요. 그렇다고 놀다 가는 것은 아니고 주어진 업무도 열심히 수행합니다.
IT동아: 당시 모든 구성원이 매일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성한 대표: 맞습니다. 당시 친밀도와 유대감을 높이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함께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20명이 넘어가니 함께 식사할 장소를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해당 정책을 계속 유지하려고 다방면으로 고민했는데, 결국 지금은 따로 먹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2024년 2분기 반프 타운홀 현장 / 출처=반프
IT동아: 지금은 어떤 조직 문화가 있나요?
유성한 대표: 저희는 3개월에 한 번씩 타운홀 미팅을 합니다. 구성원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시간입니다. 덕분에 구성원이 원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해지고 싶은데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라는 구성원이 있었는데, 자신의 성격을 공유한 이후 다른 구성원과 잘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또한 경력직 구성원의 경우 기존 회사에서 느꼈던 단점을 공유하는 일도 있는데,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면 그 구성원이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팀을 만듭니다. 아이디어에 실행력을 더하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나 의견을 내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회사나 업무에 대한 구성원의 만족도가 향상되는 효과도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조직 문화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보상 체계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수상, 지원 프로그램 선정 등 성과가 있을 때 저희에게 주어진 혜택을 모든 구성원과 나눕니다. 저는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이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합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같은 보상 체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IT동아: 현재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유성한 대표: 지금까지 저희는 글로벌 자동차 관련 업계에 저희 기술과 타이어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를 충분히 알렸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그리는 미래에 동참하기 원하는 기업의 협업 요청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이 더 열심히 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미비한 점을 빠르게 보완하고 더 좋은 인재를 확보해야 이런 기회가 왔을 때 빠르게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에는 조직 구성과 인재 확보가 관건인 것 같습니다.
반프 기술과 조직 문화에 대해 설명하는 유성한 대표 / 출처=IT동아
타이어 디지털 전환 솔루션 가속할 것
IT동아: 마지막으로 반프의 향후 계획, 비전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성한 대표: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화두입니다. 자동차와 타이어 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타이어 디지털 전환 솔루션과 그로 인해 자동차 및 타이어 업계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을 제시합니다. 이를 통해 타이어는 단순한 소모품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타이어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이런 노력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던 타이어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자동차 및 타이어 업계의 빠른 디지털 전환에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저희는 타이어 데이터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입니다. 타이어 데이터의 활용도는 지금 저희가 제시한 것보다 더 많습니다. 다시 말해 타이어 데이터는 일종의 광산입니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다양한 보물이 매장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저희가 여러 글로벌 기업과 함께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유입니다.
이와 함께 저희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할 것입니다. 저희 기술은 타이어 수명 연장, 연비 개선, 타이어 분진 예방 등을 통해 환경 보호에도 기여합니다. 저희 기술이 보다 많이 보급되어 사람과 환경에 도움이 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m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