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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영 목사, 김여사 의혹 수심위 신청…“직무관련성·청탁 부인 못해”

입력 | 2024-08-23 13:16:00

최재영 목사, 대검에 수심위 소집 신청서 제출
"수사 결과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소집 요청"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가 대검찰청에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관련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소집을 요청했다.

최 목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 앞에서 수심위 소집 신청서 제출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행위가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하거나 청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은 객관적 사실관계와 상식에 반하므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 수심위 소집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최 목사는 “저는 윤석열 대통령 국빈 만찬에 초대받고 취임식 행사에도 초대를 받았다. 처음부터 통일운동, 남북문제, 대북정책에 대해 자문하고자 한다고 만남 목적을 밝혔다”며 “심지어 저는 통일TV 부사장 직책도 맡아서 직무관련성이 부인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정치에 대한 자문과 조언을 통해 대통령의 배우자 그리고 대통령에게 만남을 요청한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로 대통령의 직무다.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검찰이 판단한 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물론 제가 준 선물이 감사의 표시, 만나기 위한 수단이라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선물의 의미는 청탁의 의미가 섞여있다. 선물을 줄 때 어떻게 순수하게 감사의 표시로만 줬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최 목사는 “이런 사실들 바탕으로 잠입취재를 한 것”이라며 “제가 만약 잠입취재를 했다는 이유로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이라면 어느정도 납득은 하겠으나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하거나 청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불기소 결론을 내렸다면 용납이 안 되고, 국민들이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건의 수사를 계속하거나 객관적인 기소 여부 입장, 법리 판단과 처분 결과의 적정성 판단을 수심위 위원들이 해주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지난 19일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의 수심위 소집 신청 건에 대해 부의심의위원회를 열지 않고 절차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개인 고발인인 백 대표에게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검찰시민위원장은 사건 관계인의 신청이 위원회의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면 부의심의위 구성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종료할 수 있다. 대검 예규인 검찰수사심의위 운영지침상 개인 고발인은 소집 신청 권한이 없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기 종료 전 김 여사 수사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수심위를 직권으로 소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총장이 그동안 김 여사 수사와 관련해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한 만큼 외부 위원들에게 김 여사 기소 여부를 묻는 절차를 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김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린 수사 결과를 이 총장에게 보고했다.

수사팀은 김 여사가 받은 명품백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무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에게 적용될 수 있는 신고 의무도 없다고 결론낸 것으로 보인다.

수사 과정에서 최 목사는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면서 김창준 전 미국 연방 하원 의원의 국립묘지 안장과 통일TV 송출 등을 청탁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접견을 위한 수단이나 감사의 표시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탁금지법상 금품을 수수한 공직자의 배우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는 점도 고려됐다. 청탁금지법에는 배우자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신고하지 않은 공직자 본인을 처벌하는 규정은 있지만, 배우자를 처벌하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이 총장이 수심위를 소집하더라도 다음달 15일에 만료되는 임기 내에 사건을 처분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수심위를 열 경우 위원회 구성과 양측 관계인 의견서 제출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총장은 수심위 직권 소집 여부에 대해 고심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장은 전날 대검 출근길에 수심위 직권 소집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