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4).왼쪽 사진은 정유정의 신상공개 사진. 2023.6.2/윤일지 기자
과외앱으로 만난 일면식 없는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정유정(24)이 범행 전 살인의 시도하려 한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검 형사3부는 살인예비 혐의로 송치된 정 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정유정은 또래 여성을 살해한 지난해 5월 26일 이전 중고거래 앱을 통해 알게 된 2명에 대해 살해를 시도한 혐의를 받았다.
또 10대 남성 B군를 채팅을 통해 유인하려 한 사실도 확인했다. 다행히 B군은 정 씨와 채팅으로 대화만 나눴고,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살인예비 혐의를 적용해 정유정을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정유정과 A씨가 만난 당시 상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7개월간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영상에 담긴 정 씨의 행동에서 특별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정 씨는 B군과 채팅을 주고 받은 사실은 있으나, 대화에서 정 씨가 스스로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살인예비죄는 10년 이하의 형에 처할 수 있는 중대 범죄로, 살인 등 일부 강력 범죄는 예비, 음모 단계부터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살인 의도와 계획 등 물증과 심증이 모두 입증돼야 해서 처벌이 쉽지 않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살인예비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살인 대상이 특정되고, 범행 도구 등을 준비 행위가 있어야 한다.
한편, 정 씨는 지난 2023년 5월 26일 오후 5시 41분쯤 부산 금정구의 한 아파트에서 피해자 A 씨를 흉기로 살해하고 경남 양산의 한 풀숲에 시신을 유기했다.
정 씨는 당시 새벽에 혼자 여행용 가방을 들고 이동하던 중 이를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정 씨를 긴급 체포한 뒤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통해 이름과 나이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1심과 2심 모두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절도 혐의로 기소된 정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 30년 부착 명령을 내렸다.
정 씨는 형량이 너무 무겁고, 재범 위험성이 없어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부당하다며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지난 6월 상고를 기각, 원심 형을 확정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