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V+ 오리지널 '파친코' 시즌2로 돌아와 윤여정·이민호·김민하 등 다시 한 번 출연해 "생존에서 나아가 적응해가는 모습 담았다" "우리 역사 아주 사적인 부분까지 이야기해"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 연출로 참여하기도 윤여정 "일본어 대사 죽을 맛…시즌3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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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이 메마르고 척박한 땅에서 생존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시즌2에선 그 모든 사람들이 사랑을 하게 됩니다.”
23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이민호는 첫 번째 시즌과 두 번째 시즌을 이렇게 비교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보면 삶을 살아가는 데 사랑이 얼마나 좋은 에너지와 원동력이 되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즌1은 원작 전반부, 시즌2는 원작 후반부
‘파친코’는 191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시기를 아우르며 시대의 격랑에 휩쓸려 일본·미국을 떠돌게 된 디아스포라의 삶을 그린다. 이 작품엔 조선에서 태어났지만, 일본에서 살게 된 이민자 1세대, 조선인의 피를 가졌지만 일본이 더 익숙한 자이니치(在日) 2세대, 자이니치이면서 동시에 미국 문화까지 흡수하게 된 3세대가 등장한다. 시즌1이 원작의 전반부를 다뤘다면, 시즌2는 후반부를 다룬다.
◇“생존한 뒤에 적응해가는 이야기”
전작에서 할머니가 된 선자를 연기한 윤여정, 젊은 선자를 맡은 김민하, 선자와 얽리고 설킨 한수 역의 이민호 등이 새 시즌에도 출연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윤여정은 “못 배웠고 정말 가난했던 여자이지만, 천박하지 않게 살아가는 그 정신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몰랐던 역사의 뒷이야기와 자이치의 삶에 대해 알게 됐고, 많이 배웠다”고 했다. 이민호는 “우리 역사의 아주 사적인 부분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고, 김민하 역시 “한국인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 많은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게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원작 소설이 출간되 해에 뉴욕타임스·BBC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히며 이민자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던 것처럼 시리즈 ‘파친코’ 역시 한·일·미가 엮인 이민자의 굴곡진 역사와 삶을 풍성하게 담아내며 호평 받았다. 김민하는 “앞선 시즌에선 생존하려는 선자를 담아내려고 했다면, 일단 생존을 한 뒤에 이제는 적응해가는 모습을 그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민호도 “시즌1이 생존을 보여줬다면, 시즌2에선 한 단계 진화한 인물들이 그들의 욕망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파친코’는 한국인 이민자에 관한 이야기인만큼 제작진은 물론 배우들까지 이민자 출신으로 채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제작자인 수 휴, 시즌1 연출을 맡은 코고나다·저스틴 전 감독 모두 한국계 미국인이다. 윤여정은 젊은 시절 이민자로 산 경험이 있고, 선자의 손자인 솔로몬을 연기한 진 하 역시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밖에도 수많은 배우·스태프가 이민자였다.
이번 시즌에도 이런 기조는 이어진다. 연출로 합류한 이상일 감독은 일본 영화계를 대표하는 자이니치이고, 공동 연출을 맡은 어빈 첸 감독은 대만계 미국인다. 이 감독은 ‘훌라걸스’(2007) ‘용서받지 못한 자’(2013) ‘분노’(2017) ‘유랑의 달’(2023)로도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김민하는 이 감독과 했던 대화를 전하며 그의 말에 울컥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상일 감독님에게 절 포기하지 말라고 농담을 던졌는데, 감독님이 ‘이건 내 이야기이기 때문에 절대 손을 놓지 않겠다’고 하셨어요. 그때 정말 울컥했습니다.”
◇“난 시즌3 안 할래…니들끼리 해”
한국·일본·미국이 고루 배경이 되기 때문에 이 작품엔 한국어·일본어·영어가 모두 나온다. 배우들 역시 세 가지 언어를 오가며 연기했다. 이번 시즌에서 유독 일본어 대사가 많았던 윤여정은 “죽을 맛”이었다고 했다. 그는 “구구단 외우듯이 대사를 외웠다”며 “토론토에서 촬영할 땐 일본어 대사 외우느라 밖에 나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시즌3가 나오느냐는 물음에 이민호·김민하는 나온다면 또 하고 싶다고 했지만, 윤여정은 “난 못하겠으니까 니들끼리 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총 8부작인 ‘파친코’ 시즌2는 23일부터 매주 1개 에피소드가 공개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