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전기 트럭 ‘세미’. 테슬라 제공
테슬라 차량 화재가 국내외서 끊이질 않는 가운데 미국 당국이 최근 미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테슬라 전기 트럭 화재 조사에 착수했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의 우려가 커지며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5% 넘게 빠졌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22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고속도로순찰대와 함께 테슬라 전기 트럭 ‘세미’에 대해 안전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NTSB는 성명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 화재 위험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 사건을 조사하는 것”이라며 “잔해를 조사하고 충돌 및 화재로 이어진 이번 사건의 세부 정보를 수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과 오토모티브뉴스 등의 외신은 이번 조사가 테슬라의 세미 트럭을 대상으로는 처음 이뤄지는 조사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NTSB가 조사에 나섰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5.65% 떨어진 1주당 210.66달러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연초 대비해서는 15.20% 떨어졌다.
테슬라의 전기트럭 ‘세미’. 테슬라 제공
불길이 잡힌 뒤 도로를 정리하고 다시 고속도로를 개통한 것은 사고 발생 16시간이 지난 뒤였다. 당시 트럭 운전사는 스스로 차량에서 빠져나와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최근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테슬라 차량 화재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달 16일에는 포르투갈 리스본 움베르투 델가도 국제공항 인근의 한 렌터카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차량 200여 대가 피해를 입었다. 현지 매체는 테슬라 차량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경기 용인시에서도 노상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의 준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X’에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 50여 명과 장비 20여 대가 동원돼 약 3시간 만에 불길이 잡혔다. 국내에 판매되는 모델X에는 일본 파나소닉 배터리가 사용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안전 관련해 잡음을 해결하지 못하면 테슬라 충성 고객층만 남고, 대중 고객들은 전기차를 외면하게 될 것”이라며 “제조사도 화재 원인을 명확하게 밝혀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