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당시 불이 번지기 시작한 복도가 불과 1분 23초 만에 연기로 가득 찬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급격하게 화재가 번지게 된 이유로 최초 발화지점인 810호의 문이 열려있던 것을 지목하고 있다.
부천 호텔 화재 당일인 22일 오후 7시 31분 810호 투숙객이 입실하고 있는 모습.
23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전날 화재로 총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호텔의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입수했다. CCTV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31분경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에 한 투숙객이 들어가고 약 3분 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방 밖으로 다시 나온다.
이날 오후 7시 38분 810호 투숙객이 퇴실한 후 복도에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오후 7시 38분 복도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에 완전히 연기로 뒤덮인 모습이 보이고 있다.
당시 810호에 처음 입실했던 투숙객은 ‘에어컨 스파크’ 현상을 본 뒤 이상한 냄새를 맡아 객실 교체를 요구하기 위해 2층 호텔 로비로 내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숙객은 오후 7시 35분경 710호로 재배정받아 입실했지만 5분 뒤 화재 사실을 인지하고 대피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부천 호텔 화재 이후 내부 복도가 까맣게 타버리고 천장과 벽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다.
최초 신고가 늦어진 점도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복도가 연기로 가득 찬 오후 7시 39분에서야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한 화염과 짙은 연기가 복도에 가득해 내부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이후 이 복도는 벽면과 천장이 모두 까맣게 타버렸다.
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 결과를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해낼 계획이다.
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