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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부천 호텔 화재 CCTV 보니…복도 ‘83초’ 만에 연기로 자욱

입력 | 2024-08-23 18:58:00



부천 호텔 화재 당시 불이 번지기 시작한 복도가 불과 1분 23초 만에 연기로 가득 찬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당국은 급격하게 화재가 번지게 된 이유로 최초 발화지점인 810호의 문이 열려있던 것을 지목하고 있다.

부천 호텔 화재 당일인 22일 오후 7시 31분 810호 투숙객이 입실하고 있는 모습.


23일 동아일보 취재팀은 전날 화재로 총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 호텔의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캡처한 사진을 입수했다. CCTV에 따르면 22일 오후 7시 31분경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에 한 투숙객이 들어가고 약 3분 뒤 출입문을 열어둔 채 방 밖으로 다시 나온다.

이날 오후 7시 38분 810호 투숙객이 퇴실한 후 복도에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해당 투숙객이 방을 나서고 3분이 채 지나지 않자 810호에서 뿌연 연기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연기가 천장부터 가득 차기 시작했고, 불과 1분 23초가 지난 오후 7시 38분경 복도를 비추는 CCTV 화면은 연기로 뒤덮였다.


오후 7시 38분 복도를 비추는 폐쇄회로(CC)TV에 완전히 연기로 뒤덮인 모습이 보이고 있다.


당시 810호에 처음 입실했던 투숙객은 ‘에어컨 스파크’ 현상을 본 뒤 이상한 냄새를 맡아 객실 교체를 요구하기 위해 2층 호텔 로비로 내려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투숙객은 오후 7시 35분경 710호로 재배정받아 입실했지만 5분 뒤 화재 사실을 인지하고 대피하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소방 당국은 최초 발화 지점인 810호의 문이 열려 있어 급속도로 좁은 복도를 타고 화재와 연기가 번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컨 누전으로 스파크가 발생한 방 출입문이 열려 있어 산소가 급격히 유입돼 불이 커진 것이다.

부천 호텔 화재 이후 내부 복도가 까맣게 타버리고 천장과 벽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 있다.


최초 신고가 늦어진 점도 피해가 커진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복도가 연기로 가득 찬 오후 7시 39분에서야 화재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강한 화염과 짙은 연기가 복도에 가득해 내부 진입이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이후 이 복도는 벽면과 천장이 모두 까맣게 타버렸다.

소방 당국은 합동 감식 결과를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해낼 계획이다.


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