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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과 대등한 대회’ 패럴림픽… 한국, ‘보치아’ 10연패 기대

입력 | 2024-08-24 01:40:00

[위클리 리포트] 축제는 끝나지 않았다… 파리 패럴림픽 29일 개막
올림픽 개최지서 연이어 치르는 방식… ‘88 서울 올림픽’에서 최초로 도입
장애 부위-정도따라 세부 종목 나뉘어… 금메달 개수 549개로 올림픽의 1.7배
韓, 컬링 닮은 보치아 9회 연속 금메달… ‘여자 양궁 10연패’처럼 대기록 도전
메달권 선수, 올림픽과 똑같이 연금 혜택… 금-은-동 포인트 매겨 매월 차등 지급




《다시 파리의 환호… 패럴림픽 29일 개막


프랑스 파리 하늘에 희망의 불꽃이 다시 피어오른다. 파리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이 29일 오전 3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한국 선수단은 보치아 등에서 금메달 5개 이상, 종합순위 20위권에 도전한다.》




휠체어펜싱 조은혜


파리 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29일 오전 3시에 열리는 개회식을 시작으로 12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전 세계 182개 나라에서 4400여 명이 참가한다. 한국에서는 총 17개 종목에 83명이 출전한다. 목표는 금메달 5개 이상을 따내 종합 순위 20위권에 드는 것. 알아 두면 도움 되는 패럴림픽 상식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장애인 올림픽을 왜 패럴림픽이라고 부르나.


비장애인 올림픽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뜻이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설명에 따르면 패럴림픽은 ‘옆의’, ‘대등한’이라는 뜻인 그리스어 접두사 ‘파라(para)’와 올림픽을 합친 표현이다.

패럴림픽을 △올림픽이 열린 도시에서 △올림픽 시설을 활용해 △올림픽에 연이어 치르게 된 건 1988년 서울 대회가 전 세계 스포츠에 남긴 유산이다. 패럴림픽 성화 봉송도 서울 대회가 처음이었다.

다만 초창기에는 하반신 마비(paraplegic) 선수가 참가하는 대회였기 때문에 패럴림픽이라는 명칭을 썼다. 그러다 다른 장애인도 참여하는 대회가 되면서 의미가 확장됐다.


Q. 톨레랑스를 강조하는 프랑스, 패럴림픽 준비 어떻게….


태권도 주정훈

이번 파리 대회는 비장애인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똑같은 엠블럼을 채택하는 최초 기록을 남겼다. 이전에는 같은 조직위원회에서 대회를 준비해도 엠블럼은 다르게 만드는 게 기본이었다. 파리 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는 “엠블럼의 핵심인 불꽃은 우리가 공유하는 에너지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장애인 올림픽 엠블럼 밑에는 오륜기가 들어간데 비해 패럴림픽 때는 아지토스가 자리 잡는다. 패럴림픽의 상징인 아지토스는 라틴어로 ‘나는 움직인다’는 뜻이다. 이 아지토스 역시 1988년 서울 패럴림픽 엠블럼에 뿌리를 두고 있다.

이번 파리 패럴림픽 메달 뒷면 디자인 역시 비장애인 올림픽과 똑같다. 육각형 모양 에펠탑 철제 조각을 중심으로 태양 광선이 뻗어가는 형태다. 육각형은 프랑스 나라 모양에서 따온 것이다.

Q. 파리 올림픽 금메달은 329개, 패럴림픽 금메달은….

549개로 올림픽 때보다 1.7배 많다. 종목 수는 패럴림픽(22개)이 비장애인 올림픽(32개)보다 적다. 대신 패럴림픽은 장애 부위와 정도에 따라 세부 종목이 나뉘기 때문에 금메달 수가 더 많다.

또 패럴림픽에는 시각장애인 육상 선수와 함께 달리는 ‘가이드 러너’ 등 경기 진행을 돕는 비장애인도 참가하기 때문에 선수보다 임원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임원은 94명으로 선수보다 11명이 많다.

Q.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모두 출전하는 선수는 없나.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16강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브라질 대표 브루나 알레샨드리가 패럴림픽에도 출전한다. 생후 6개월 만에 백신 후유증으로 오른쪽 어깨 아래를 절단한 알레샨드리는 국제탁구연맹(ITTF) 여자 단식 랭킹은 182위, 장애인 입식(standing) 등급 랭킹은 6위인 선수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딴 선수도 있다. 헝가리 펜싱 대표 세케레시 팔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땄다. 1991년 교통사고로 휠체어를 타게 된 세케레시는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때부터 2008년 베이징 대회 때까지 패럴림픽 휠체어 펜싱에서 금 3개, 동메달 3개를 따냈다.

Q. 한국은 패럴림픽 양궁에서도 최정상인가.


그렇지는 않다. 한국이 지금까지 패럴림픽 양궁에서 따낸 금메달은 16개다. 이는 영국(21개) 미국(20개)에 이은 3위 기록이다. 한국은 전체 메달 수(42개)에서도 역시 영국(68개)과 미국(44개)에 뒤진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비장애인 스포츠에서 특정 종목에 강한 나라가 패럴림픽에서도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패럴림픽 탁구에서도 금메달을 가장 많이(78개) 딴 나라고, 미국은 휠체어 농구 금메달 최다(13개) 획득 국가다. 브라질은 5인제 축구가 패럴림픽 정식 종목이 된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Q. 그럼 한국이 절대 강세인 종목은 없나.


보치아가 그렇다. 한국은 보치아가 처음 정식 종목이 된 1988년 서울 대회 때부터 2021년 도쿄 대회 때까지 9회 연속으로 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다. 이번 파리 대회에서도 우승하면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과 마찬가지로 10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게 된다.

뇌성마비 장애인이 참가하는 보치아는 구슬치기와 컬링을 합친 형태라고 이해하면 된다. 빨강과 파랑 두 색깔의 공을 6개씩 나눈 뒤 하얀 표적 공에 가장 가까이 던진 공에 1점을 더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보치아는 골볼과 함께 패럴림픽에서만 볼 수 있는 종목이다. 골볼은 방울 소리가 나는 공을 상대 골대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승부를 가린다. 한국 골볼 대표팀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는다.

Q. 한국은 언제부터 패럴림픽에 나갔나.


파라 카누 최용범

한국은 1968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제3회 대회부터 참가했다. 당시에는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했지만 1972년 하이델베르크 대회 때는 금 4개, 은 2개, 동 1개로 종합 16위에 올랐다.

하이델베르크 대회 때는 베트남 전쟁 도중 장애를 얻은 송신남 선생이 탁구 TT1 등급(숫자가 작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함)에서 남자 단식 정상에 오르면서 한국 첫 금메달을 따냈다. 비장애인 올림픽에서 첫 금메달이 나온 건 1976년 몬트리올 대회였으니 패럴림픽이 4년 더 빨랐다.

트라이애슬론 김황태

한국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 카누와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종목에도 첫 출전 선수를 배출한다. 카누에는 최용범, 트라이애슬론에는 김황태가 출전한다. 두 선수 모두 ‘깜짝 금메달’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Q. 패럴림픽 메달을 딴 한국 선수도 연금 혜택을 받나.


그렇다.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역시 비장애인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마찬가지로 경기력향상연구연금 포인트(금 90점, 은 70점, 동메달 40점)를 받는다.

이 포인트에 따라 연금도 나온다. 금은 월 100만, 은은 75만, 동메달은 52만 원이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때까지 패럴림픽과 비장애인 올림픽 메달리스트 사이에 차이가 있었지만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로는 이 차이가 사라졌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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