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식-인요한 등과 접촉면 넓혀 韓 “민생을 여야의 전장 만들어야” 재보선 후보 공천, 시도당에 위임
23일 당 대표 취임 한 달을 맞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사진)가 “제가 잘 안 참는데, 한 달간 많이 참았다”며 “민생을 여야 정치의 전장(戰場)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정책위의장 유임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던 정점식 의원을 비롯해 전당대회 때 다른 후보를 지지한 인요한 의원, 김재원 최고위원 등과 일대일 등 개별적으로 식사 회동을 가졌다. 한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한 대표가 다소 껄끄러운 인사도 만나고 있다. ‘우리 함께 정치하자’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당사에서 열린 당 ‘청년 지도자 양성 프로그램 수료식’에 참석해 “내가 여기까지 오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지지자들이 보기에 잘 싸운다는 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면서도 “최대한 정치 공방을 자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을 위해 필요한 어떤 싸움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는 아니다”며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같은 국민을 위한 실적이 나올 수 있는 분야에서 생산적인 싸움을 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표는 취임 뒤 조찬-오찬-만찬 등 ‘삼시세끼’와 중간중간 차담 등을 통해 친윤(친윤석열)계로 외연을 넓혀 가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한 대표는 정 의원과는 현안 관련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당대회에서 경쟁했던 윤상현 의원과도 따로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윤 의원은 “모든 것을 듣고 방향을 잡아보려 하더라”고 전했다. 다른 중진 의원은 “정권 재창출이란 목표를 위해 한 대표가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찾아가는 과정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한 친윤 중진 의원은 “각자 생각을 공유하는 가벼운 자리였다”며 “특정 사안을 결정할 때 의원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는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한 대표는 10·16 재·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각 시도당에 맡기기로 했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형이 확정돼 직을 상실한 김태우 전 구청장을 당 지도부가 직접 공천했다가 논란이 된 것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취지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사면 복권하자 여당은 김 전 구청장 공천을 위해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