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미 북서부 와이오밍주의 국립공원인 그랜드 티턴에서 열린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감소했고 노동 시장은 더 이상 과열되지 않았다.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는) 우리의 두 가지 임무에 대한 위험의 균형이 바뀌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은 세계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매년 8월 말에 갖는 회의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이 주최한다. 이 행사의 기조연설은 연준 의장이 맡는데, 매년 이 연설에서 연준의 중요 금융정책 향방을 읽을 수 있어 세계의 관심이 집중돼 왔다. 특히 올해는 파월 의장이 2022년 3월부터 2년 반 동안 이어 온 고금리 시대의 막을 내릴 것인지, 금리를 인하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일지를 두고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연설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이 ‘2%대’에 진입했지만 그간 목표로 밝혀 온 ‘2%’에는 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나왔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측정할 때 선호하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은 6월 기준 전년대비 2.5%로, 2022년 7%대에 달했을 때보다 크게 떨어졌다. 반면 실업률은 1년 전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4.3%까지 올라 지난해 대비 약 1%포인트 상승했다. 파월은 “그러나 실업률 상승은 경기침체 시기에 발생하는 대규모 해고 증가 때문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노동력 공급의 상당한 증가와 이전의 급격한 고용 속도의 둔화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파월은 이날 연준의 적절한 정책 완화를 통해 강력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도 경제를 2% 인플레이션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낙관했다. 그는 “현재의 정책 금리 수준이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리가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위험에 대응할 충분한 여지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년 간 이어진 인플레이션에 대해 “팬데믹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과열되고 왜곡된 수요와 제한된 공급 간의 강한 충돌이 인플레이션 상승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봤다. 이어 “최근의 경험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인플레이션이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경제적 불황 없이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연설을 마치며 “팬데믹 동안 우리 (기존 경제) 지식에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명백해졌다”며 “과거의 교훈을 배우고 이를 현재의 도전에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