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부터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 러시아 본토 공격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상당부분을 점령한 만큼 우크라이나의 보복은 불가피하다는 취지다. 그는 또 국산 신형 미사일 무인기(드론) ‘팔리아니차’로 러시아를 공격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3주년 독립기념일을 맞아 최근 수미 일대를 방문한 영상을 이날 공개했다. 옛 소련에 속했던 우크라이나는 독립선언문을 발표한 1991년 8월 24일을 독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소련은 같은 해 12월 무너졌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역겨운 노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빨간 단추(핵 미사일 발사 버튼)’로 모두를 계속 위협하는 ‘역겨운 노인(푸틴)’이 우크라이나에 아무 것도 강요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날 수도 키이우에서도 기자회견을 갖고 ‘팔리아니차’의 우수성 등을 강조했다. 팔리아니차는 우크라이나 전통 빵의 이름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반(反)러시아의 상징물로 부상했다. 러시아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단어라 우크라이나가 적을 구분하기 위한 일종의 암호로 써 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인은 자신을 공격한 무기의 이름도 제대로 부르지 못할 것”이라고 거듭 비꼬았다.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 정교회의 활동을 금지하는 법에도 서명했다.
무기 생산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산업장관은 또한 소셜미디어 ‘X’에 “박격포 드론, 포격 드론에 이어 정밀 표적이 가능한 로켓 드론(팔리아니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영국 더타임스는 이 드론이 러시아 남부 보로네시의 탄약고를 공격할 때 쓰였다며 일반 드론과 달리 프로펠러가 아닌 제트엔진을 장착해 빠르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의 중재로 쿠르스크주 공격을 통해 생포한 러시아군 115명과 자국 포로 115명을 교환했다.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주 점령 후 첫 포로 교환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