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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내달 금리인하 신호에… 주식-금-코인 가격 일제히 들썩

입력 | 2024-08-26 03:00:00

잭슨홀회의서 “때가 왔다” 피벗 시사
일각선 0.5%P 인하 ‘빅컷’ 기대감
S&P500-국제 금값 1% 넘게 뛰어
국내 채권형펀드에도 자금 몰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내며 2년 넘게 이어온 긴축 기조의 종말을 예고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연이은 ‘피벗’(통화정책 전환) 시그널에 미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등하고 금값은 1% 이상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들썩였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 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의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에서 “(통화) 정책을 조정할 때가 왔다”며 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다음 달 17,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릴 뜻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같은 달 6일 발표되는 8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일자리 둔화세가 확인되면 이른바 ‘빅컷’ 즉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의에 참석한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또한 “끈질겼던 인플레이션이 저물고 있다”며 추가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영국 중앙은행은 이달 초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5.00%로 만들었다. 2020년 3월 이후 첫 금리 인하였다.

파월 의장의 기조연설 이후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세계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미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97포인트(1.15%) 오른 5,634.61, 나스닥지수는 258.44포인트(1.47%) 오른 17,877.79에 거래를 마쳤다. 범유럽 주가지수 유로스톡스600은 0.5% 상승해 3주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795%로 6.7bp(1bp는 0.01%포인트) 떨어졌다(채권 가격 상승).

금과 가상자산도 강세를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은 이날 장 중 전장보다 1.2% 상승해 온스당 2512.63달러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3일 6만∼6만1000달러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파월 의장 연설 이후 6만4000달러대까지 급등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22일 기준 61조2662억 원으로 일주일 사이 1조142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176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의 완만한 둔화,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투자자들의 컨센서스가 모아진 만큼 이들 변수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점진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28일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인공지능(AI) 투자 불안을 해소할지와 미 대선 등이 향후 증시 향방을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