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9/뉴스1
25일로 예정됐다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연기된 여야 대표 회담 실무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의제 선정도 문제지만 TV 생중계 여부를 둘러싼 이견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제안한 TV 생중계는 한동훈 대표의 뜻이라고 한다. 한 대표 측은 “민생 현안에 대한 생각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힐 의무가 있다”며 ‘투명성’을 내세운다. 이 대표 측은 “못할 건 없다”면서도 회담이 아닌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될 수 있다며 부정적이다.
여야가 각각 집안 정비를 마친 상황에서 야당이 제안하고 여당이 호응해 이뤄진 이번 대표 회담 합의는 평가할 만했다. 각종 정치 현안이나 민생 현안에 대한 생각이 크게 엇갈리고, 정치적 계산도 다른 만큼 엄청난 합의까진 바라진 않지만 민생을 화두로 대화를 하다 보면 꽉 막힌 정국에 뭔가 실마리가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그런 점에서 TV 생중계 여부로 옥신각신하는 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회담이라는 게 서로의 주장과 진의를 확인하고 양보를 토대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할 얘기가 있고 비공개로 해야 할 얘기가 있을 수도 있다. TV로 생중계되는 자리에선 자기주장만 펼치거나 논쟁만 벌이다 끝날 공산이 크다. 각자 지지층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처럼 열리는 대표 회담이 TV토론장처럼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