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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신와르, 10개월 넘게 오리무중…美·이스라엘 포위망 회피

입력 | 2024-08-26 13:56:00


이스라엘의 ‘제거 1순위’로 지목된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가 이스라엘과 미국의 포위망을 피하며 10개월 넘게 오리무중이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수십명의 이스라엘과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양국이 신와르 색출에 막대한 자원을 쏟아부었지만 그가 매번 막판에 포위망을 뚫고 도주에 성공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기획하고 지휘한 인물로, 지난달 31일 암살된 이스마일 하니예를 승계해 정치지도자 자리에 올라 하마스의 1인자가 됐다.

이스라엘은 전쟁 초기부터 신와르가 “죽은 목숨이나 마찬가지(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라며 1순위 제거 대상으로 삼았다.

이스라엘은 이를 위해 국내 정보기관인 신베트 내 신와를 추적을 위한 특수 전담반을 설치했으며 동맹인 미국 정부 기관들도 신와르의 통신을 감청하는 데 도움을 줬다.

또 미국은 가자지구 지하에 설치된 수백㎞에 달하는 터널망 지도를 만들기 위해 지상 관통 레이더를 제공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이스라엘과 미국은 신와르를 제거하는 데 번번이 실패해 왔다.

신와르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공식 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거취에 대한 단서도 남기지 않는 등 “유령과 같은 존재가 됐다”라고 NYT는 전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신와르가 가자지구 지하 터널에 생활서 생활 중이라고 보고 있으며 적어도 개전 후 6개월간 가족과 함께 살았던 것으로 추정한다.

그는 이 기간 휴대전화와 위성 전화를 사용했으며 이스라엘의 저녁 8시 방송 뉴스를 시청하기도 했다.

이따금 건강상의 이유로 터널 밖으로 나오기도 했지만 터널망이 워낙 방대하고 하마스가 이스라엘군 동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발각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전쟁 초기 가자시티 터널에 머물던 신와르는 이후 남부 칸유니스로 이동했다가 라파를 오가기도 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월31일 신와르의 거처를 파악해 급습했지만 신와르가 이미 며칠 전에 도주한 뒤였다고 이스라엘과 미국 당국자들은 말했다.

당시 현장에는 약 100만 달러(약 13억 원)에 달하는 이스라엘 셰켈과 문서 뭉치가 남겨져 있었다.

이스라엘이 전쟁 승리의 조건으로 하마스 궤멸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하마스 지도부의 마지막 생존자인 신와르 제거가 전쟁의 향방을 바꿀 중요 변곡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신와르를 비롯해 하니예와 군사 조직 수장 무함마드 데이프를 제거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는데, 하마스와 데이프는 이미 모두 암살됐다.

미국 당국자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신와르 제거로 군사적 승리를 주장하고 가자지구 전쟁을 종식하는 길을 열 수 있다고 판단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신와르 사살이 현재 진행 중인 가자지구 휴전과 인질 석방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분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신와르가 살해되면 그의 후계자들은 이스라엘과 협상할 의지가 줄어들 수 있다”라며 전쟁 종식을 장담할 수 없다고 짚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