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산산 위치 정보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제10호 태풍 ‘산산’이 예상보다 서쪽으로 중심을 이동해 북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27일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먼바다를 중심으로 태풍 특보가 내려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태풍 영향으로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해안가로 강하게 밀려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태풍은 일본 내륙을 통과할 것으로 예상돼 한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 35도 안팎으로 치솟던 폭염은 정점을 찍고 꺾이겠지만 무더위와 열대야는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태풍 산산으로 ‘높은 파도 주의보’
한반도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 다만 일본과 가까운 해상을 중심으로 태풍 특보가 발령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의 중심은 2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에서 430㎞ 떨어진 곳까지 접근한다. 30일 오전 1시경에는 부산 남동쪽 340㎞까지 다가올 전망이다. 이때 남해상과 동해상, 제주 해상에는 최고 4m에 이르는 높은 파고가 일 수 있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이 지나는 동안 높은 파도가 해안 백사장까지 강하게 밀려오거나 갯바위,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안가 물놀이 안전사고 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35도 폭염 꺾이지만 9월에도 더위 이어질듯”
태풍 산산은 한반도 기온에도 영향을 미친다. 태풍이 일본 열도를 통과하면 동풍이 강해지는데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한반도 동부와 서부 기온이 서로 달라질다. 기상청은 “동풍이 강해질수록 수도권 등 서부 지역 기온이 올라가고, 동부 지역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내려갈 것”이라며 “서울은 낮 최고기온 33도 안팎의 무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25일 밤 사이에도 서울의 최저기온은 25.6도에 달했다. 24일 밤 서울의 최저기온은 24.9도를 기록해 34일간 지속되던 열대야에서 벗어났으나 하루 만에 재개됐다.
31일 태풍이 소멸된 뒤에는 일시적으로 더위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티베트 고기압은 서쪽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은 동쪽으로 각각 이동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틈을 비집고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잠시나마 기온이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더위를 부추기는 기상 요인들도 점차 약화되고 있다. 다음 달부터 일사량은 줄어들 전망이고 해수면 온도는 아직 평년보다 2~4도 높은 약 28도에 달하지만 펄펄 끓는 ‘열탕’에서 ‘온탕’ 수준으로 해수면 온도는 하락했다. 폭염과 열대야의 주원인이었던 티베트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중 열 커튼’도 흔들리고 있다. 이들이 잠시나마 수축하면서 31일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는 길이 뚫릴 수 있게 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약 35도 안팎이었던 폭염의 정점은 꺾이겠지만 무더위는 다음달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밤에는 내륙을 중심으로 기온이 22도까지 떨어지며 열대야에서 벗어나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