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은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여깁니다. 외부에서 메시지를 읽거나 추적하기도 어려워 송신자와 수신자만 메시지를 볼 수 있는 비밀 채팅이 가능합니다.
브콘닥테는 성공했지만 두로프는 통제를 중시하는 러시아 정부와의 마찰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2014년 러시아 정부는 두로프에게 유로마이단 혁명에 참가한 사람들의 개인정보 제공과 반정부 인사들의 브콘탁테 페이지 삭제를 지시했습니다. 두로프는 그 공문을 자신의 브콘탁테 페이지에 폭로한 뒤 곧바로 독일로 망명했습니다. 동시에 브콘탁테의 지분을 모두 팔아치웠습니다.
그런데 두로프는 3일 전 프랑스 파리에서 체포됐습니다. 텔레그램이 테러와 마약, 인신매매, 밀수·사기 같은 범죄의 온상 역할을 하고 있는데 최고경영자(CEO)인 두로프는 이를 방치했다는 혐의입니다. 텔레그램의 강력한 보안 정책이 현실에선 범죄자들에게도 유용했던 것이죠.
두로프는 평소 ‘텔레그램은 중립적인 플랫폼으로 남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같은 이유로 텔레그램은 정부 기관에 대한 백도어 액세스 제공을 거부해 전 세계 개인정보 보호 논쟁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세계 유력 인사 사이에서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플랫폼을 제한하려는 시도’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등 프랑스 정부의 전격적인 두로프 체포에 세계의 눈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이의진 도선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