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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중간에 마취 깰까봐 걱정하지 마세요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의료기기 이야기]

입력 | 2024-08-28 03:00:00

마취 심도 측정 시스템 ‘CAI’
수술 중인 환자의 뇌파 측정해
마취 깊이와 상태 ‘숫자’로 표시



홍승균 브레인유 대표가 수술 중인 환자의 뇌파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마취 상태를 숫자로 보여주는 의료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의사가 수술할 때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게 마취다. 그런데 마취 상태가 지나치게 깊으면 고령이나 심혈관질환 환자는 심장과 혈관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 반대로 마취 상태가 지나치게 얕으면 수술 중 깨어나 환자에게 트라우마 등 정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뇌파로 환자의 마취 상태를 측정하는 의료기기를 개발한 기업이 있다. 이번 따뜻한 의료기기 주인공은 그 주인공인 브레인유의 홍승균 대표다.



―브레인유는 어떤 기업인가.

“브레인유는 생체 신호 중 뇌파를 기반으로 의료기기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대표 기술을 적극 활용한 독자 알고리즘 기술로 뇌파 측정 및 분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수술 도중에 깨어난 경우 트라우마를 겪는 게 사실인가.

“수술 도중에 깨어나는 현상(수술 중 각성)은 드물지만 실제로 누구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 전신마취 중 환자가 의식을 회복해 수술 과정을 보거나 의료진의 말을 듣는 식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1만 명 이상이 경험한다. 또 마취제는 혈압과 심박수를 변화시키고 이는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고령이거나 심혈관질환이 있는 환자는 적절한 마취 계획과 함께 수술 중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각 대응할 필요가 있다.”



―환자의 변화를 어떻게 모니터링할 수 있나.

“우리가 개발한 CAI는 수술 중인 환자의 뇌파를 측정해 마취 깊이와 상태를 숫자로 보여주는 의료기기다. CAI는 크게 센서, 본체, 애플리케이션(앱)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센서는 이마에 부착해 전두엽의 뇌파를 감지한다. 본체는 뇌파의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하고 노이즈를 제거한다. 앱은 뇌파를 분석하고 의식수준의 변화 등 다양한 지표를 보여준다. 의식수준은 0∼100으로 표시되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깨어 있는 상태에 가깝다. CAI 기준으로 40∼60이 적당한 마취 상태다. CAI는 마취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정확하게 측정해 준다.”



―최근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했다.

“지난 3월 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에 입주했고, 이후 다양한 해외투자 및 엑셀러레이팅 연계 프로그램과 주변 홍릉강소연구특구 및 인근 병원의 전문가 자문 프로그램 등 덕분에 국내 투자 유치는 물론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 및 인적 네트워크 강화 부분에서 도움을 받고 있다. 독일에서도 올 하반기 해외투자자 유치를 위한 투자자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브레인유의 목표와 향후 계획을 설명해 달라.

“2025년까지 제품 및 서비스 출시 로드맵을 정했다. 매년 2, 3개씩 새로운 기능과 제품을 선보이며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사람 대상 제품을 동물로 확대하고, 병원에서 사용하는 제품을 일상생활로 확장하는 게 목표다. 특히 반려동물의 경우 가만히 있지 못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수술, 스케일링 등을 받을 때 마취제를 많이 사용한다. 잦은 마취로 70∼75마리당 한 번꼴로 마취 사고가 발생하는데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반려동물 전용 마취 모니터링 의료기기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뇌파 측정 및 모니터링 기술을 기반으로 일상에서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되려 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