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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안 교정하려고 백내장 수술? 효과보다 부작용 클 수 있어 주의”

입력 | 2024-08-28 03:00:00

韓日 전문의가 말하는 백내장 치료
시력 낮다고 다 수술 필요하진 않아
직업-생활 습관 등 꼼꼼히 따져 결정
스마트 기기 사용은 최소한으로 하길





일본 최대 안과병원 후카사쿠안과 후카사쿠 히데하루 원장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차흥원 전문의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건수는 73만5693건으로 국내 수술 건수 중 1위였다. 2위인 일반 척추수술(2만3902건)의 31배 수준이다. 백내장의 주원인은 ‘노화’다. 일반적으로 60세 이상 연령의 70%, 70세 이상에선 90%가량이 증상을 경험할 정도로 백내장은 고령층에게 흔한 질병이다. 이에 올바른 백내장 예방 및 치료 방법에 대해 일본 최대 안과병원 후카사쿠안과 후카사쿠 히데하루 원장과 김안과병원 차흥원 각막센터 전문의로부터 자세히 들어봤다.



―백내장 초기 증상이 노안과 유사하다. 어떻게 구분하나.

“백내장은 투명했던 수정체가 하얗게 변하면서 시야가 흐려지고 근거리와 원거리에 관계없이 시력이 떨어지는 게 특징이다. 반면 노안은 수정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이 원인으로 가까운 곳을 볼 때 초점을 맞추고 명확하게 보는 것이 어려워지는 근거리 시력 저하가 주 증상이다. 노안의 경우 백내장과 달리 원거리 시력은 유지된다.”(차 전문의)



―노안과 백내장 치료법을 알려 달라.

“초기 노안은 적절한 운동과 균형 잡힌 영양 섭취, 충분한 휴식 등으로 개선되거나 증상 악화를 예방할 수 있다. 또 노안이 진행돼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끼면 근거리 활동에선 돋보기 착용이 권고된다. 일부에서 노안 개선을 위해 인공수정체 삽입술도 하지만 개선 효과보다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더 클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 백내장의 경우 초기엔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져 교정시력이 0.5 이하로 떨어지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력 자체가 절대적인 치료법의 선택 기준은 아니란 점이다. 환자가 느끼는 불편함, 직업이나 나이, 생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심한 백내장으로 합병증 가능성이 높은 경우 빠른 수술이 권고된다.”(차 전문의)

“맞다. 백내장 환자가 시력이 1.0으로 높게 나와도 직업이 파일럿이면 수술을 희망하기도 한다. 반대로 시력이 0.5 이하여도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다른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아 수술 시기를 늦추려는 사람도 있다. 백내장 수술에 사용되는 인공수정체는 근거리, 중간 거리, 원거리 초점을 모두 맞추는 다초점과 초점 한 곳(일반적으로 원거리)을 맞추는 단초점 인공수정체로 구분한다. 환자의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후카사쿠 원장)



―한 조사에 따르면 시력 개선 차이가 거의 없었는데 단초점, 다초점 인공수정체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나.


“단초점과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각각 장단점이 있고 비용 격차도 커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근거리와 중간 거리, 원거리 초점을 모두 맞출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빛을 분산시키는 난도 높은 수술이므로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시력 교정 결과 차이가 많다. 반대로 단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빛을 하나로 모을 수 있어 선택한 초점에 대한 시력 개선 효과가 매우 높고 다초점 대비 선명도가 높다. 다만 환자에 따라 다른 초점에서도 잘 보기 위해서는 안경을 착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후카사쿠 원장)

“단초점과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어떤 수술의 효과가 월등하게 좋다고 말할 수 없다. 나 역시 환자에게 단초점, 다초점 하나만 선택해 권하지 않고 환자의 눈 상태나 생활 습관, 직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안을 제시한다. 가령 직업 특성상 야간 운전이나 활동이 많은 환자거나 눈부심에 민감한 환자에게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추천하지 않는다.”(차 전문의)



―노안 교정이라는 명목으로 백내장 수술이 성행하며 사회적 문제도 되고 있다.

“고령화와 스마트 기기 사용 증가 등으로 세계적으로 백내장 수술이 계속 늘고 있다. 또 의료 기술이 발전하고 의료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인식되는 경향도 있다. 하지만 노안 교정 목적으로 40, 50대부터 백내장 수술을 섣불리 받을 필요는 전혀 없다. 대한안과학회에서도 일부 병원의 과잉 진료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정확한 의료정보를 제공해 올바른 치료를 시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캠페인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환자들도 백내장 수술에 앞서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 등을 면밀히 살펴 수술 여부와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차 전문의)

“일본에서도 인공수정체 삽입술의 경우 환자마다 느끼는 수술 후 만족도가 다를 수 있는 만큼 백내장 질환과 치료법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후카사쿠 원장)



―백내장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과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달라.

“백내장 수술 부작용은 교과서에서 한 챕터로 다룰 만큼 다양하다. 그중 미국안과학회에서 언급한 부작용에는 △감염 △출혈 △안구 조직의 손상 △통증 △눈부심 △시력장애 △인공수정체 탈구 등이 있다. 예방을 위해 수술 예상 결과나 부작용, 후유증에 대해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설명을 들어야 한다. 또 환자가 복용 중인 약이나 질환이 있다면 사전에 의사에게 말해야 한다. 수술 후 의료진의 처방과 주의 사항을 잘 듣고 실천하는 것도 중요하다.”(차 전문의)

“다초점 인공수정체 수술 후 야간 빛 번짐이나 달무리 현상 등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백내장 수술에 대한 경험과 이해도가 높은 의사에게 수술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정체뿐만 아니라 유리체가 혼탁한 경우도 많아 백내장 수술 외에도 유리체 수술 등 다양한 분야의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수술받기를 권한다.”(후카사쿠 원장)



―백내장 및 안 질환 예방법을 알려 달라.

“신체 전반이 건강해야 눈의 노화도 늦추고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식단을 섭취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평소 선글라스나 양산 등을 사용해 자외선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고, 눈 피로의 원인이 되는 스마트 기기 사용을 가급적 줄일 필요가 있다. 또 스마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면 중간중간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망막의 미세 혈관에 영향을 미치거나 황반 조직에 변성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반드시 금연해야 한다.”(차 전문의)

“40대 이후부터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40대 이상이라면 1년에 1회 이상 전문의에게 검진을 받고 녹내장 등의 안과 질환이 있다면 3개월에 1번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후카사쿠 원장)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