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화약고’ 진먼다오 찾기도 내년 국방예산 27조원 역대최대
27일 취임 100일을 맞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1958년 중국과의 대규모 포격전이 벌어졌던 ‘진먼다오’를 23일 방문했다. 이날 ‘포격전 66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그가 잔을 들어올리며 주권 수호 의지를 다졌다. 진먼다오=AP 뉴시스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이 2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그는 집권 후 수차례 “대만 주권 수호”를 강조했다. 전임자 차이잉원(蔡英文) 전 총통 시절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이 더 고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라이 총통은 23일 ‘양안 화약고’로 불리는 진먼다오(金門島)를 찾았다. 그는 이곳에서 열린 ‘진먼다오 포격전 66주년’ 기념사에서 “우리는 중국공산당의 통치를 받고 싶지 않다. 민주주의, 자유, 인권, 법치의 삶을 이어가고 싶다”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주권을 수호하겠다고 외쳤다.
진먼다오는 중국 남동부 푸젠성 샤먼에서 불과 6㎞ 떨어져 있다. 1958년 8월 23일부터 같은 해 10월 5일까지 44일간 중국과 대만의 대규모 포격전이 벌어져 618명이 숨졌다. 대만은 매년 8월 23일에 당시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라이 총통 또한 진먼다오에서 복무한 삼촌으로부터 1958년 포격전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최근 대만 행정원(행정부) 또한 내년 국방예산으로 6470억 대만달러(약 27조 원)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역대 최고액으로 올해보다 7.7% 늘었다. 내년 대만 국내총생산(GDP) 전망치의 2.45%에 해당한다. 대만은 수년 안에 국방예산을 GDP의 3%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7∼29일 중국을 찾아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동하기로 했다. 2021년 취임한 설리번 보좌관은 그간 세계 각국에서 왕 위원을 만났지만 중국에서 회동하는 것은 처음이다.
두 사람의 회동에서도 양안 갈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 입장 차이가 워낙 팽팽해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왕 위원이 공개 석상에서 미 당국자와 종종 설전을 벌인 전임자 양제츠(楊潔篪) 전 위원에 비해 온화한 성격이라는 점을 들어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동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할 가능성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