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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그룹 회비만 140억”…한경협, 재계 위상 되찾는다

입력 | 2024-08-27 10:42:00

지난해 전체 회비 수익 113억보다 큰 금액
8월 류진 회장 취임 1년 맞아 참여 활동폭↑



ⓒ뉴시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문제를 ‘계열사 자율’로 결정하며, 사실상 이를 승인해 현대차와 SK에 이어 삼성그룹도 조만간 회비를 낼 전망이다.

LG그룹 역시 조만간 회비 납부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칠 예정이어서 국내 4대그룹 모두 연내 회비 납부가 유력하다. 이 경우 한경협은 140억원의 달하는 회비 수익과 동시에 4대그룹이 회원사로 돌아왔다는 상징성을 얻게 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준감위는 전날 한경협 회비 납부를 ‘삼성 관계사의 자율적 판단에 따라 결정하라’고 권고했다.

준감위는 “그동안 한경협이 투명한 회비 집행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과 회원으로서 의무인 삼성 관계사의 회비 납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경협에 합류한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4개 계열사는 준감위 권고안을 토대로 이사회 보고 등을 거쳐 회비를 납부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회비를 납부한 현대차·SK그룹에 이어 삼성도 조만간 회비 납부가 예상되며 4대그룹 중 남은 곳은 LG 한 곳 뿐이다. LG그룹은 현재 한경협 회비 문제를 내부 검토 중이다.

한경협이 4대그룹에 요청한 회비는 각 35억원이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4월 회비 납부에 대한 공문을 각 그룹에 전달했다. 4곳이 모두 회비를 지급한다면 총 14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한경협이 받은 전체 회비수익 113억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4대그룹이 전경련(한경협 과거명)에 냈던 금액보다는 줄어들었지만 한경협 입장에서는 여전히 큰 금액”이라고 전했다.

재계에서는 회비 자체보다 4대그룹이 한경협 활동에 공식 참여한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둔다.

지난해 한경협이 전경련에서 이름을 바꾼 후 복귀했던 4대 그룹은 회원사에 이름은 올렸지만 회비 납부는 하지 않은 채 관망세를 유지했다. 그러다 류진 회장의 취임 1년 전후로 참여 폭을 키우고 있다.

류 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를 통해 “4대그룹이 들어왔기 때문에 한경협이 다시 살아났다”며 “총수 4명이 다들 잘 알아서 해주시고, 선친들이 한경협 회장단이기도 했고, 다들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류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물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도 친분이 두텁다는 평이다.

류 회장은 “해외에서 자주 만나고, 개별적으로도 많이 만난다. 꼭 한경협이 아니라도 다른 일 때문에 만나고 해서 자연스레 얘기를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제가 총수들 중 나이가 제일 많아 소통하기가 쉽다. 4대 그룹 모두 저에게 잘 대해주고, 어려운 것 있으면 도와주려고 하고, 관계가 좋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4대그룹 참여가 활발해지면 한경협의 위상도 과거 수준으로 올라갈 것으로 본다.

과거 재계 ‘맏형’ 역할을 했던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며 위상이 추락했다. 4대그룹도 이때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후 전경련은 지난해 ‘한경협’으로 기관명을 바꾸고, 김병준 회장 직무대행을 거쳐 류진 풍산 회장이 이끌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