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 News1
서울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가격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똘똘한 한 채’ 선호가 두드러지면서 서울 인기 지역 위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5분위 배율은 5.27로 집계됐다. 2008년 12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5분위 배율 5.27는 서울 고가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저가 아파트의 평균보다 5.27배 비싸다는 뜻이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서울 고가 아파트는 저가 아파트보다 평균 4.8배 비쌌는데, 이후 가격 차이가 더 벌어진 것이다.
올 들어 서울 고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5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이달 기준 25억7759만 원으로, 지난해 8월(24억1568만 원)보다 6.7% 올랐다. 5분위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 하락하다가, 3월부터 5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서울 1분위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이달 기준 4억8873만 원으로, 고금리 여파 등으로 집값이 하락하기 시작한 2022년 8월 이후 2년 연속으로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 양극화가 심해진 건 신축 대단지를 선호하는 현상과 ‘똘똘한 한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고가 아파트가 많은 동네로 몰린 영향이 크다.
서울 내 특정 동네, 단지 가격만 급등하고 있는 상황은 매매가 상승률로도 확인된다. KB가 집계한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8월보다 1.3% 올랐다. 같은 기간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5%나 올랐다. 이어 성동구(4.8%), 강동구(4.4%), 마포구(3.9%), 서초구(3.6%)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반면 같은 기간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와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서울 외곽 지역 매매가는 1년 전보다 하락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