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中, 탈북민 강제북송 루트 北-中 접경 전 지역으로 확대

입력 | 2024-08-27 15:37:00

북-중 국경 北세관에 6월 말 방역시설 완비
탈북민 강제북송 소규모로 상시 진행
“한국행 탈북민 中공안에 체포”




파주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북한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와 남한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 2024.6.6/뉴스1


최근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이 북-중 접경지 전역으로 확대된 동향을 우리 정보당국이 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국경에 위치한 북한 전 세관에 방역시설도 완비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탈북민 강제 북송은 소규모지만 ‘상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0월(600여 명), 올해 4월(200여 명) 등 탈북민을 대규모로 북송한 바 있다. 노동자 파견 문제 등으로 북-중 간 이상 기류는 이어지고 있지만 탈북민 강제 북송은 국제사회 감시망을 피해 더 은밀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것.

27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 탈북민 강제 북송은 중국 구류시설에 체포된 탈북민이 일정 규모로 모일 경우 북-중 간 협의를 거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또는 방역시설이 갖춰진 신의주 등 일부 세관을 통해 이뤄졌다. 하지만 최근 접경 전 지역 세관들에 방역시설이 마련되면서 지역별로 북-중 간 협의를 통해 자체적인 탈북민 송환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장세율 전국탈북민연합회 상임대표는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지침에 따라 6월 말 모든 북한 세관에 방역시설이 갖춰져 탈북민 송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 이전처럼 상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각 지역별로 북-중 당국이 협의해 송환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난달 60여 명이 소규모 그룹으로 서로 다른 세관을 통해 은밀하게 북송된 것으로 파악 중”이라고 했다. 방역시설이 완비되면서 여러 세관을 통해 인적 교류도 허용돼 일부 북한 노동자들의 귀국과 함께 강제북송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북-중 간 잇단 대규모 강제 북송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이를 의식한 중국이 국제사회 감시망을 더 교묘하게 피하며 탈북민 북송을 강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은 탈북민을 난민이 아닌 불법 체류자라는 논리로 단속하고 구금해 왔다. 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중국 각지에서 탈북민 체포가 계속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장 대표에 따르면 21일 한국으로 가려던 여성 13명과 2명의 어린이 등 탈북민 15명이 동남아와 접한 중국 원난성 쿤밍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북송될 상황에 처했다고 한다. 쿤밍은 동남아로 거쳐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민들의 주요 경유지다. 이들은 길림성 등으로 강제 이송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 대표는 “중국 공안은 현재 한국으로 가려는 탈북민들을 무조건 잡겠다는 방침으로 한국행을 시도하는 탈북민들에 대한 감시가 중국 내에서 더욱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외교부, 통일부 등 우리 정부는 이날 “어떠한 경우에도 해외 체류 탈북민이 자유 의사에 반해 강제 북송돼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