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AP 뉴시스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선거 관련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유대계이며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뉴욕주에서 태어난 그는 과거 친(親)민주당 행보를 보였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후 내내 빅테크 규제를 강화하자 최근 공화당에 유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포브스 기준 1805억 달러(약 243조6750억 원)을 보유한 세계 4위 부호다.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최근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대선 때까지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겠다. (대선 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거나 역할을 한다는 인상을 주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이번 서한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2021년 코로나19에 관한 유머 및 풍자 컨텐츠를 검열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공개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당시 전 국민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했고 페이스북 또한 적극 동참했다. 그는 “당시 정부 압력에 분명히 반대했어야 했다고 후회한다. 어느 행정부에서 어떤 압력이 가해져도 콘텐츠 기준을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반(反)이민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층이 그의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하며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회에 난입했을 때는 트럼프 후보가 이들을 선동했다는 이유로 그의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 계정을 정지시켰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저커버그 CEO를 향해 “용서하지 않겠다”며 재집권시 보복을 예고했다.
이랬던 그는 지난달 13일 트럼프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피격당한 직후 트럼프 후보를 두둔했다. 당시 피를 흘리면서도 휘날리는 성조기 밑에서 주먹을 불끈 쥔 트럼프 후보를 두고 “내 평생 본 것 중 가장 끝내주는(badass) 광경이었다. 유권자의 마음을 끌어오기에 충분했다”고 치켜세웠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