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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연체율 10년만에 최고… 카드론 잔액 6000억 늘어 41조

입력 | 2024-08-28 03:00:00

카드사 8곳 상반기 연체율 1.69%
“PF 부실 등 2금융권 대출 절벽 탓
카드론 잔액-연체율 동반 상승”
순익 5.8% 늘어 1.5조… 건전성 고심





올 상반기(1∼6월) 카드사의 연체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으로 급전을 마련해 온 취약계층들의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여신전문금융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 등 전업 카드사 8곳의 연체율은 1.69%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0.06%포인트 상승하며 2014년 말(1.6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감원은 1개월 이상 원리금 상환이 안 된 채권을 기준으로 연체율을 추산한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1년 이후 계속 상승해 왔다. 금융권에서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이 급증하면서 카드사의 연체율도 덩달아 뛰었다고 보고 있다. 카드사 대출을 받아 생계를 유지해 온 자영업자, 중저신용자 등 취약계층들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드론 잔액은 연일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1조2266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였던 6월 말보다 1.53%(6207억 원) 늘었다. 새마을금고, 농·수·신협,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이 연체 부담으로 인해 중저신용자 대출을 꺼리면서 취약계층의 급전 창구인 카드론 잔액이 불어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은 당장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취약계층들이 찾는 창구”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등으로 인해 2금융권의 대출 절벽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카드론 잔액과 연체율이 덩달아 올라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카드업계는 수익성이 개선됐는데도 웃지 못하는 분위기다. 수년에 걸쳐 연체 부담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8개 전업 카드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99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5.8%(822억 원) 증가했다.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 수익과 할부수수료 수익, 가맹점 수수료 수익 등이 골고루 늘어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건전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 같은 분위기는 2002년 카드 사태 이후로 사실상 처음”이라며 “가맹점 수수료도 계속 낮아지고 있어 사실상 카드론, 현금서비스 수수료 수익으로 연명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