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前보좌관 회고록서 “한미 FTA엔 ‘공포쇼’ 표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집권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은 도발적이고 돈 낭비”라고 말했다고 허버트 맥매스터(사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2017년 2월∼2018년 4월 재임)이 밝혔다.
27일 출간된 맥매스터의 회고록 ‘우리 자신과의 전쟁: 트럼프 백악관에서의 나의 임무 수행’에 따르면 취임 첫해인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트럼프 후보는 시 주석과 가진 양자회담에서 이같이 말했다. 맥매스터는 “트럼프가 (중국의 비핵화 구상인) 쌍중단(雙中斷·북한 도발과 연합훈련 동시 중단)을 권유하는 시 주석에게 동의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후보는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뒤 연합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그해 8월 훈련이 취소됐다. 다만 트럼프 후보는 2017년 7월 미중 정상회담 땐 시 주석이 대북제재 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자 “한국과 일본이 핵무기가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리면 어떻게 될 것 같냐”며 반박하기도 했다.
맥매스터는 트럼프 후보가 취임 초 ‘한국’이란 단어만 들어도 화를 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에 25만 개의 미국 일자리를 제공한 ‘공포쇼’”라고 했다. 그해 11월 한국 방문 땐 빈센트 브룩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한국이 방위비를 왜 100% 부담하지 않느냐”며 “미국이 비용은 물론 이익까지 받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이기면 방위비 분담금을 100% 이상 한국이 부담하도록 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