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4명중 1명 사용 소셜미디어 “공무원에 대화내용 삭제” 지시설도 마크롱 “체포는 정치적 결정 아냐”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의 평소 모습. 그가 24일 프랑스에서 전격 체포되자 모국 러시아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기밀 정보를 빼내려는 서구의 계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사진 출처 두로프 인스타그램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40)가 24일 프랑스에서 체포되자 두로프의 모국 러시아 당국이 혼란에 빠졌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27일 보도했다. 당국이 공무원에게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도 돌고 있다.
현재 러시아 당국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자국 내 접속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현지 여론조사회사 ‘레바다센터’의 올 4월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국민 4명 중 1명이 텔레그램을 통해 각종 정보를 입수한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또한 주요 통신 수단으로 텔레그램을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두로프 구금은 러시아 사회 전반에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러시아의 친(親)정부 텔레그램 채널 ‘바자’는 “당국이 공무원, 법 집행기관 종사자에게 ‘텔레그램 대화 내역을 모두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국영 언론 ‘RT’의 마르가리타 시모냔 편집장 또한 서구의 반(反)러시아 진영이 텔레그렘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해 두로프를 구금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BBC는 두로프가 이달 초 옛 소련에 속했던 아제르바이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부인했다.
두로프를 둘러싼 갖가지 억측이 쏟아지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6일 ‘X’에 “두로프를 체포한 것은 정치적 결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두로프의 구금은 28일까지로 연장됐다. 다만 24일 두로프와 함께 체포됐던 그의 수행원 등은 조사를 받고 이미 풀려났다.